전남대병원이 광주시 동구 학동 현 병원 부지에 코로나 19와 같은 국가전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전담병원을 갖춘 새병원을 건립한다. 그동안 현 부지 잔류와 다른 지역으로 옮겨 짓는 방안 등을 놓고 갑론을박이 거셌지만 최근 전남대병원은 현 부지 내 새병원 건립을 위해 정부에 ‘전문진료센터 조성사업’ 등을 제안하면서 병원 이전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특히 대형 건물을 한꺼번에 건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심뇌혈관집중 의료센터, 호흡기·감염병전문통합관리센터 등 분야별 병동을 순차적으로 짓는 방식으로 새병원을 건립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 첨단 의료 장비 등도 대폭 늘려 광주·전남 지역민의 의료 서비스도 한 층 나아질 전망이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학동 병원 1동 별관과 7동에 447억여원(국비 111억여원·자비 336억여원)을 들여 ‘전남대병원 전문진료센터’를 건립한다. 현재 국비는 정부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국회 예결위 심의 등을 통해 신규 반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예산 반영을 통해 우선, 1동 별관에 심뇌재활치료실, 심혈관계중환자실, 심뇌혈관중재술실 등을 갖춘 심뇌혈관집중의료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 센터에 심뇌혈관계 질환의 통합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8동의 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와 인접·연계해 신속 진료 시스템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또 7동에는 감염병치료격리병동, 혈액투석실, 호흡기질환 병동부, 특수 검사실 등을 갖춘 호흡기·감염병전문통합관리센터를 짓게 된다. 이 센터는 감영병 대응 음압병상을 확보하고 코로나 19 등 국가 전염병 발생시 감염병전담병원 역할을 맡게 된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현 병원 및 인근 의대 부지에 새병원 건립을 추진하며, 대형 건물을 한꺼번에 짓는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진행되고 우선 시급한 분야의 병동을 먼저 짓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대병원은 첨단 의료장비도 대폭 보강한다. 전남대 병원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등 11종을 226억여원(국비 56억여원·자비 170억여원)을 들여 구입한다. 이를 통해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스마트 의료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 밖에 3동 진료공간 재배치 사업도 추진된다. 전남대병원은 96억여원(국비 24억원·자비 72억원)을 투입, 준공 후 38년이 지난 3동의 분산 배치된 외래·검사실 등을 통합해 심층적 치료 시스템을 만들고, 감염·전염에 취약한 정신병동의 감염예방과 관리를 강화하는 시설도 확충한다.

한편 전남대병원 본원은 1910년 전남·광주 자혜의원으로 문을 열었다. 1925년 전남도립 광주의원을 거쳐 1952년 국립전남대 의과대 부속병원, 1988년 전남대병원으로 개칭됐다. 1982년 본원 건물 건립 이후 시설이 낡고 공간이 협소해져 2008년·2018년 이전을 전제로 한 설문조사까지 했지만 무산됐다. 현재 3만8200㎡ 부지에 13개 건물, 1085병상을 갖추고 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