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와 융 - 미구엘 세라노 지음, 박광자·이미선 옮김
2021년 06월 25일(금) 17:00
헤세와 융은 공통점이 많다. 일단 1870년대에 태어나 1960년대에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은 1917년 처음 만나 깊은 교유를 이어왔으며 각기 서로에게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정여울 작가의 말처럼 헤세와 융은 살아온 환경과 국적은 다르지만 ‘영혼의 쌍둥이’와 같은 운명을 지녔다. 그럼에도 이들은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을 인생의 이정표로 삼고 정진했다.

예술과 학문 분야의 거장인 두 사람의 가르침을 묶은 책이 발간됐다. 칠레 출신 작가, 외교관인 미구엘 세라노가 펴낸 ‘헤세와 융’은 두 거장의 사유를 풀어낸다. 청년 작가 미구엘 세라노가 헤세를 만난 것은 1951년 6월이었다. 첫 만남의 시간에서 세라노의 눈에 헤세는 고행자나 고해자로 다가왔다. 청년 작가는 평소 경외심을 갖고 있었던 헤세와의 만남에 전율하며 헤세의 작품과 동양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세라노는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융과도 만나 인연을 맺는다. 세라노와 두 거장은 직접적, 간접적 만남을 매개로 사랑과 죽음 그리고 종교 등 인간을 둘러싼 원초적인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영혼의 닮은꼴로 불렸던 두 거장이 전하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지혜는 우리들에게 삶과 예술, 인간과 관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한국융연구원 이나미 상임 교수는 추천사에서 “기계와 물질지상주의, 효율성과 편의를 강조하고 보이지 않는 영혼의 가치를 외면하는 21세기의 성정을 치유해줄 수 있는 헤세와 융의 생각들을 제대로 공부하고 익히는 데 좋은 참고서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북유럽·1만6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