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방식의 미학 - 김낙중 지음
2021년 06월 11일(금) 18:40
‘기능, 구조, 재료 등 현실을 토대로 한 건축 요소들의 진솔함과 합리성을 토대로 시적인 순간을 빚어내는 것을 건축이다.’ ‘압구정 CGV’, ‘서울대학교 기숙사’ 등 건축 작품을 만든 김낙중 건축가의 말이다. 이번에 김낙중 건축가가 펴낸 ‘존재방식의 미학’은 건축의 보편성과 구축성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15년 건국대에서 정년 퇴임 후 ‘도시 풍경 개인전’을 비롯해 꾸준한 회화작업으로 개인전,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책은 아름다움과 존재, 진실에 대한 다소 철학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 과정을 예술작품과 역사의 흐름으로 되짚어보며 건축에서 찾아낸 근본 요소에 관해 이야기한다. 때로는 철학자처럼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미학자의 눈으로 설명한다. 한편으로 담론이나 이론이 아닌, 건축가 루이스 칸의 작품에서 보이는 디테일을 토대로 그것을 해석하며 건축의 다양성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책은 철학적인 단상과 미학적인 시각이 중첩돼 있어 지적인 포만감을 준다. 특히 건축의 토대인 건설, 재료 등의 물질을 다루는 방식 외에도 사고체계와 건축적 의미를 담고 있어 건축 경향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후반부에서는 몇몇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어 건축적 사고의 과정은 물론 시대와 세대를 가로지르며 달려 온 건축가의 삶을 다면적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는 “모든 사물은 그 근거가 되는 내용을 일정한 형식으로 갖춤으로서 존재한다. 즉, 모든 사물은 존재근거와 존재형식을 통해 세계 내에서 자신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갖게 된다. 존재근거는 무형적 내용이고 존재형식은 유형적 형태”라고 설명한다.

<픽셀하우스·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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