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 딱새 죽이기 김주영 지음
2021년 05월 21일(금) 21:00
김주영 작가 하면 ‘객주’를 떠올린다. 그만큼 많은 독자들에게 각인이 됐던 대하소설이다. 19세기 후기 한말의 보부상을 모티브로 당대 사회를 입체적으로 그렸다.

선 굵은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그려왔던 작가 김주영이 지난 2017년 출간한 ‘뜻밖의 생’ 이후 4년 만에 장편 ‘광덕산 딱새 죽이기’를 발간했다.

주인공 복길은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로 나가 객지에서 산전수전 겪으며 처세를 익혀나간다. 제2금융권에 근무하며 미수금을 받아내는 일을 한다. 그러나 그는 일을 그만 둔 뒤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노숙자가 돼 서울 거리를 헤맨다. 장례식장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연명하던 그는 주방일을 하던 황금자를 만나 그녀의 집에서 기거한다. 어느 날 그는 꿈속 귀신을 통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향 웃갓마을로 다시 돌아온 복길은 서울에서 금융업에 종사했던 경험을 살려 마을 번영회 총무직을 맡는다. 복길의 사촌형 관대규는 한번도 마을을 떠난 적이 없는 인물이다. 그는 도회지 생활을 하다 돌아와 마을을 바꾸려 하는 사촌동생이 못마땅하다.

어느 날 복길은 마을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견학 일환으로 관씨 문중 사람들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이를 거부하던 대규는 아내의 성황에 못이겨 결국 여행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뜻하지 않는 일이 벌어지면서 마을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뀐다.

소설은 전통과 현대로 대조되는 두 인물의 삶을 통해 빠른 속도로 문명화되는 사회의 단면을 그려낸다. 도시와 시골마을을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혼재된 시대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문학동네·1만4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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