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타는 오렌지 재킷-안수아 지음
2021년 05월 15일(토) 09:00 가가
지난 2007년 ‘시와 세계’로 등단한 보성 출신 안수아 시인의 첫 시집 ‘롤러코스터를 타는 오렌지 재킷’은 시가(詩歌)를 떠올리게 한다.
‘시가’는 시와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본래 시는 노래였다. 운율과 리듬이 있어 그대로 읊으면 노래가 되었다.
권온 문학평론가의 표현대로 “진정한 ‘시’는 ‘음악’과 하나가 된다”는 것처럼, 안 시인의 작품이 주는 음악성은 운율을 잃어버린 오늘의 시를 생각하게 한다.
‘설마’, ‘휴일의 카프리스’, ‘피싱주의보’, ‘유리도시’, ‘시소see-saw’의 작품은 특유의 분위기를 창출한다.
“…말라깽이 여인이 모퉁이를 돌아가는/ 정오 그 정오가 한 옥타브 낮아진/ 바다 그 바다처럼 깊어진 한낮/ 어스름 속에 내음으로 번져가는/ 24개의 무반주 카프리스, 백일몽으로/ 가볍게 흔들리는 오후 네시”(‘휴일의 카프리스’ 중에서)
위 시 ‘휴일의 카프리스’는 공간과 시간을, 음악성을 매개로 형상화한 시다. 한 편의 노래 같기도 하고 한 편의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반적으로 작품들은 자유로우면서도 일정한 리듬을 지키려는 길항의 관계에 놓여 있다. 오늘의 사유와 난해한 관념으로 덧칠해진 현대시가 상당 부분 잃어버린 고전적인 형식을 특유의 개성적인 시어와 운율로 풀어낸다.
안수아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아버지가 심어주신 책 읽기 참으로 오랜 세월 쌓여 울화로 꽃대 올린 나무 한 그루 세상 밖으로 담담히 내밀어본다. 질척거리던 발걸음이 경쾌한 탭댄스로 바뀌길 바랜다”다고 말한다. <시산맥·1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가’는 시와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본래 시는 노래였다. 운율과 리듬이 있어 그대로 읊으면 노래가 되었다.
‘설마’, ‘휴일의 카프리스’, ‘피싱주의보’, ‘유리도시’, ‘시소see-saw’의 작품은 특유의 분위기를 창출한다.
“…말라깽이 여인이 모퉁이를 돌아가는/ 정오 그 정오가 한 옥타브 낮아진/ 바다 그 바다처럼 깊어진 한낮/ 어스름 속에 내음으로 번져가는/ 24개의 무반주 카프리스, 백일몽으로/ 가볍게 흔들리는 오후 네시”(‘휴일의 카프리스’ 중에서)
전반적으로 작품들은 자유로우면서도 일정한 리듬을 지키려는 길항의 관계에 놓여 있다. 오늘의 사유와 난해한 관념으로 덧칠해진 현대시가 상당 부분 잃어버린 고전적인 형식을 특유의 개성적인 시어와 운율로 풀어낸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