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 김현지 지음
2021년 05월 01일(토) 10:00
‘간절히 살리고 싶었던 어느 의사의 고백’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진료 교수이자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인 김현지가 대학병원 중환자실과 암 병동, 응급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며 만난 환자들의 사연을 풀어낸 에세이가 출간됐다.

‘포기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하여’는 ‘죽음’, ‘삶’, ‘경계’, ‘그 너머’ 등 총 4장으로 구성됐으며 저자가 의사로 일하며 만난 환자들의 사연에,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서의 시선을 함께 엮었다.

저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2살 아기가 수술해줄 병원이 없어 길거리를 헤매다 세상을 떠나고, 힘겹게 살려놓았던 자살 시도 환자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숨진 채 병원에 실려 온 기억을 떠올린다. 또 어떤 환자는 손쓸 틈도 없이 목숨을 내려놓았고, 또 다른 환자는 살 수 있음에도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다고 전한다.

“대신 살아줄 것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한 환자의 말을 듣고 의학이란 영역 너머의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현대 의학의 발전만으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생명이 있다고 생각해 병원 밖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아울러 그녀는 “환자를 살릴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하다면, 나는 기꺼이 ‘잘 죽이는 의사’가 되어 평안한 죽음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책에는 또 환자들의 ‘삶’도 담겨 있다. 그녀는 현대 의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아픔과 사회적 차별 앞에 으스러진 건강과 생명에 대해 털어놓는다. 이들의 이야기는 ‘더 나은 세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만든다. <다산북스·1만6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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