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에서 부르는 내 영혼의 노래
2021년 05월 01일(토) 08:00 가가
숲을 걸으며 나를 톺아봅니다
손진익 지음
손진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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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핀 꽃을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주변 사람들은 얼마나 기뻐했을까요? 어린 시절에는 어떤 경험을 했나요? 사회에 나와서 지금까지 어떤 경험을 했나요? 지금까지 자신이 가장 크게 성장했을 때를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꽃에 묻습니다. 눈앞에 활짝 피어있는 꽃처럼 나도 지금 활짝 피어있나요?”(본문 중에서)
‘마음 톺아보기’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세밀하게 더듬고 살핀다는 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로 다들 지쳐 있다. 마음 둘 곳이 없어 허전하다는 이들이 많다. 경제적 어려움과 소외로 우울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다.
숲 걷기와 명상으로 나를 발견하고 삶을 다독이는 법을 담은 책이 나왔다. 치유의 숲 ‘로미지안 가든’ 설립자이자 숲명상센터장인 손진익의 ‘숲을 걸으며 나를 톺아봅니다’가 그것. 아내의 건강을 위해 강원도 정선에 정착해 가리왕산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됐다는 저자는 그곳에 정원을 만들었다. 연애시절 부르던 아내의 호칭을 따 ‘로미의 정원’이라 붙였다.
먼저 저자는 걷기 명상에 빠져들게 된 이유를 전한다. 그러면서 산이 품어주고 다독여주지 않았다면 여러 번 넘어졌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숲은 절망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 생명을 키워내기 때문이다. 또한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 마음의 평정을 갖게 했다.
“저녁나절의 운무와 새벽을 여는 안개를 마주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청명한 하늘과 스치는 바람은 순간을 잊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자연은 이처럼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몰입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마음 톺아보기’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한 내용이다. 저자는 자신이 무언가에 몰두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고요해지듯 집중할 대상을 찾으면 마음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 판단하기를 멈추기, 비교와 경쟁심을 멈추기, 그리고 행복을 가슴으로 느끼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명상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한다. 소나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을 걷고, 여린잎을 띄운 차 한 잔의 가르침에 빠져든다. 어느 때는 화사하게 핀 베고니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과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아울러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은 우리가 무욕의 건강한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일깨워준다.
<북산·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