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일보를 오랫동안 읽었다고 주변에 자랑하곤 합니다. 광주일보는 제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살아있는 지식을 전해 주는 소중한 친구입니다. 하물며 60년을 함께 해 온 지기(知己)인데,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지 않나요.”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김명식(82·서구 금호동)씨는 광주일보를 펼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1면부터 차근차근, 한 기사도 빠짐 없이 정독하고 보면 2시간이 훌쩍 지나곤 한다. 김씨가 21살 때, 광주일보를 처음 읽기 시작했던 때부터 이어 온 그만의 일상이다.

광주일보 창사 69주년을 맞아 60년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이 광주일보를 사랑한 장기독자 김씨를 만났다.

“60년 전부터 지금까지, 신문을 읽을 때면 앉은 자리에서 모조리 읽습니다. 광주일보 덕에 아내도 신문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아침이면 서로 먼저 신문을 읽겠다고 다투곤 합니다.(웃음) 신문이 안 나오는 토요일, 일요일이면 괜히 마음이 허전하기도 합니다.”

평생 교단에서 활동해 왔던 그는 교직 발령 인사 소식을 듣고자 처음으로 신문을 접했다. 그는 “1960년 당시에는 광주일보(옛 전남일보)가 호남권에서 유일한 지방 신문이었고, 그만큼 권위와 가치가 남다른 신문이었다. 자연스럽게 광주일보를 가장 먼저 접했고, 지금까지도 인연이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광주일보는 광주는 물론 전남도내 인사까지 고루 보도돼 꾸준히 챙겨봤다고 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시사 상식을 얻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실력을 인정받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중앙회 수석부회장까지 역임했던 김씨. 그도 한 때는 강진, 해남, 진도, 장흥, 목포 등 전남 곳곳으로 발령받아 거처를 옮기곤 했다. 매번 근무지가 바뀔 때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광주일보 지국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최근 광주일보 운천지국과 맺은 인연도 있다. 지난 2월 광주·전남에 최대 적설량 18㎝에 이르는 폭설이 쏟아지자 김씨는 ‘신문 배달이 늦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광주일보는 눈길을 뚫고 새벽 4시에 정확하게 신문을 배달했고, 김씨는 그 정성에 감동했다고 한다.

“한 치 앞도 안 보이게 눈이 쏟아졌는데도, 끈기 있게 신문을 전해준 것이 어찌나 고맙던지요. 곧장 지국장에게 전화해서 감사를 전하고, 추운 겨울 따뜻한 운동화라도 하나 사 주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특별한 것도 아니라면서 극구 사양하시길래, 대신 설 명절 맞이 선물세트를 지국 전 직원에게 보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지국에서도 제게 선물세트를 보내주셨어요.(웃음) 광주일보 덕분에 또 소중한 인연이 생겼네요.”

김씨는 광주일보는 옛날부터 연재소설, 쌍나팔 등 코너가 재밌었고, 또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교육계 경험을 살려 독자투고를 자주 보낸 적도 있었다.

김씨는 “앞으로도 광주일보는 광주·전남 독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고, 정확한 사실만을 전달해 주는 참된 신문이길 바란다”며 “69년 동안 독자와 함께 쌓아 온 신뢰를 잃지 않고, 호남 제일의 신문으로서 창사 100년까지 우직하게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