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물건들이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이 되도록 제대로 배출해야죠. 분리배출과 환경 문제, 나아가 ‘기후 위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기후 위기’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요즘, 동네에서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인 이들이 있다.

최근 광산구에서는 자원순환해설사 10여명이 활동을 시작했다. 잘못된 분리배출 방법이 만연한 현실과 악영향 등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한 교육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광산구 운남동에 거주 중인 홍수정(53)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부터 운남동 자원봉사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그는 지난 2019년부터 광주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 강사로 활동, ‘실천하는 환경운동가’로 거듭났다.

광산구 자원순환해설사는 지난해 지역민 30여명이 모여 출범한 ‘쓰레기문제해결단’이 전신이다. 홍씨는 지난해 광주환경운동연합 등 추천을 받아 쓰레기문제해결단에 동참했고, 6개월 동안 광산구 아파트와 원룸촌을 돌며 현황을 파악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팻말에 적어 배출함에 붙이고, 동네 곳곳에서 캠페인을 진행했다.

“저는 주로 신창동에서 활동했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단순히 재질별로 분리해서 버린다고 재활용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재활용품 중 절반 이상, 심하게는 80% 이상이 폐기될 정도에요.”

홍씨는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게 되면, 점차 생각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병 하나를 버리면서도 어떻게 버려야 할지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더 깨끗하게 버릴 방법을 생각하는 식이다.

올해 홍씨와 광산구 자원순환해설사 10여명이 유치원, 초·중·고등학교를 돌며 자원순환 교육을 하기로 한 이유다. 어릴 때부터 배워서 습관으로 굳히자는 것으로, 점차 교육 대상을 지역 주민들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분리배출은 보기보다 까다롭다. 가령 같은 병이라도 기름이 묻어 있는 병은 재활용이 안되고, 플라스틱 중에서도 샴푸통 꼭지 등은 따로 분리해야 한다. 우유팩도 깨끗이 씻어 말리지 않는 한, 쉽게 부패하는 바람에 재활용이 어렵다.

그래서 홍씨는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분리수거 비중이 큰 3가지 항목에 집중해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다. 각각 아이스팩, 투명 페트병, 종이팩이다.

“페트병은 라벨을 떼고 납작하게 누른 뒤, 반드시 뚜껑을 닫아서 버려야 합니다. 종이팩은 구겨서 버리지 말고, 잘라서 편 뒤 깨끗이 씻어 잘 말려 버려야 하죠. 아이스팩은 잘 씻어내면 시장·업체 등에서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홍씨는 이어 “시민들 스스로 의무감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 아껴 쓰고, 오래 쓰면서 쓰레기로 버려지는 게 하나도 없게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하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1년 뒤 광산구를 넘어 광주, 전국 시민들이 한 뜻으로 분리배출에 노력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