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이광호 외 지음
2021년 04월 10일(토) 11:00
퇴계 이황(1501~1570)은 ‘동방의 주자’로 불린 조선시대 대유학자다. 성호 이익은 퇴계를 공자, 맹자에 견주어 ‘이자(李子)’라고 하기도 했다.

퇴계가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고향인 안동 도산으로 내려간 마지막 귀향길을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는 안동 도산서원의 참공부모임 회원들이 2019년 봄, 퇴계의 귀향길을 450여 년 전 일정 그대로 도보로 답사한 기록이다. 도산서원 참공부모임은 퇴계의 정신을 참답게 공부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015년 조직됐다.

당시 69세였던 퇴계는 한양에서 충주까지는 배를 타고 남한강을 거슬러 올라갔고, 충주에서 안동 도산까지는 말을 타고 육로로 갔다. 오늘날 이와 똑같이 갈 수 없었던 회원들은 서울에서 안동까지 243㎞(나머지 30여 ㎞는 배를 이용)를 13일 동안 걸었는데, 이를 이광호 등 13인의 학자가 구간별로 나눠 썼다. 700리 여정은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남양주, 양평, 여주, 충주, 단양, 죽령, 영주, 안동 도산서원으로 이어진다. 봄날의 꽃들과 그 곁을 흐르는 남한강, 흙길의 아름다운 정취 등을 담고 있으며, 주변의 풍광과 역사는 물론, 퇴계의 인간적 면모도 엿볼 수 있다.

퇴계에 관한 옛 이야기도 풍성하게 실렸다. 여주 흔바위나루의 유래를 비롯해 1000원권 지폐에 담긴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가 퇴계가 고향 계상에서 ‘주자서절요’를 집필하는 모습을 상상해 그린 것이란 숨은 일화도 소개하며, 조선왕실의 골칫거리였던 ‘종계변무’ 문제가 고려 말 명나라로 망명한 윤이와 이초의 농간 탓이었다는 내용도 담았다.

<푸른역사·1만7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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