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김소영 옮김
2021년 04월 03일(토) 21:00
보통 잡초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를 떠올린다. 뽑아도 끊임없이 자라는데다 인간을 괴롭히는 골칫거리로 본다. 그러나 잡초는 ‘타고난 연약함’을 ‘전략적 강함’으로 극복한 아주 영리한 식물이다. 그렇다면 잡초의 긍정적인 면은 무엇일까. 척박한 땅에서 싹을 틔우기 위해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환경이 좋다고 무작정 싹을 틔우는 게 아니라 주도면밀하게 최적의 때를 기다린다.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인 일본의 이나가키 히데히로의 책 ‘전략가, 잡초’는 잡초의 변화무쌍한 생존 전략을 담았다.

사실 잡초는 밭이나 공원 등 인간이 만들어낸 장소에서 자란다. 이런 곳은 자연계에는 없는 특수한 환경으로,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잡초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고 특수한 진화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 식물이나 잡초가 될 수 없음을 전제한다.

잡초의 일반적인 전략은 흙이 많지 않은 척박한 땅, 다시 말해 식물들이 자라지 않는 곳을 선택한다는 데 있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숲은 경쟁이 약한 잡초가 생존하기에는 적합한 곳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가 돌봐주지도 않는데 주변에 널린 잡초를 보면 기르기 쉬운 식물이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잡초는 씨앗을 땅에 심고 물을 줘도 싹이 트지 않는다. 쉬고 잠자는 ‘휴면’이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인데, 이는 단순한 쉼이 아니라 최적의 발아시기를 찾고 준비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밖에 잡초는 식물이 없는 곳에서 다른 식물보다 먼저 자라는 ‘선구식물’의 면모를 보이며 씨앗마다 개성을 갖고 있어서 한꺼번에 멸종되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한다.

<더숲·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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