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 제9기 7차 독자위원회가 지난 31일 광주일보 9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장필수 편집부국장과 김윤하 독자위원장을 비롯해 강대석, 신일섭, 이철갑, 조미옥, 최선희 위원 등 본사가 위촉한 독자위원 6명이 참석했다.

[김윤하 전남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산정지구 투기 등 후속 보도 필요

미얀마 사태 더 많은 지면 할애

근로자·소외계층 조명 뜻 깊어

◇김윤하=광주일보는 발빠르고 깊이 있는 제작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이끌며 지역 언론을 선도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호남지역 단체장을 광범위하게 사찰했음을 고발하는 단독 보도가 눈에 띄었다. ‘MB 국정원, 호남 광역·기초 단체장 5명 사찰했다’<2월 19일자 1면>, ‘4대강 사업 등 반대 호남 단체장에 사찰 집중된 듯’<〃 3면>, ‘與, MB·朴 정부 불법사찰 8년간 조직적 진행 충격적’<〃 4면> 등 기사들은 사찰 정황에 대한 분석부터 여권의 반응까지 자세하게 보도했다.

또 ‘4대강 반대, 대북정책 비판 이유로 단체장 사찰’<2월 22일자 1면>, ‘“강운태·민형배 좌파인사 기용” “최영호 4대강 사업 반대”’<〃 3면> 후속 보도도 이어져 지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찰 이유와 내용 등을 자세히 설명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실태를 적나라하게 밝힌 좋은 기사였다.

‘광주 산정지구 공직자 투기의혹 전수 조사’<3월 9일자 1면>, ‘추석 이후부터 개발 소문…맹지·지분 쪼개기 거래 급증’<〃 6면> 기사는 최근 전국적으로 관심이 많은 LH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발빠르게 현장을 찾는 신속함이 돋보였다. 광주시가 발표한 광산구 산정지구 투기 여부 조사 소식을 곧바로 보도한 것으로, 현장을 직접 찾아가 토지 거래 급증 정보를 입수, 사전 유출 의혹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감 가는 기사였다.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심도 있는 후속 보도를 부탁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의료 관계자들의 고통을 전해주는 기사도 눈에 띄었다. ‘우리 좀 봐주세요…코로나 장기화 속 배려 필요한 사각지대’<2월 22일자 6면> 기사는 매달 89시간씩 초과 근무를 하며 일상이 없어져버린 보건소 직원들, 대면활동 중단으로 일자리마저 잃어버린 요양보호사 등을 소개했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근로자와 소외계층을 조명한 뜻깊은 기사였다.

독자들에게 힘을 주는 기사도 있었다. ‘열정은 청춘…여든에 10번째 대학 새내기 됩니다’<2월 23일자 20면> 기사는 초교 교사생활 중 느낀 학력 차별을 극복하고자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9개 학과를 졸업한 뒤 최근 사회복지학과 입학을 앞둔 79세 어르신을 소개한 기사였다. 배움을 어려워하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줘 희망을 주는 기분 좋은 기사였다.

‘학생이 없어요…광주·전남 주요 대학 정원 미달 사태’<3월 3일자 1면> 기사는 2021년도 새 학기에 줄줄이 신입생 정원 미달을 기록한 지방 대학의 현실과 그 심각성을 보여주는 기사였다. 앞으로도 당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후속 보도를 부탁한다.

현재 진행중인 미얀마 사태에 대해 지면을 지금보다 많이 할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 지역민들은 미얀마 관련 보도를 볼 때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를 떠올리며 큰 공감대를 갖고 있다. 현지인으로부터 전해 듣는 상황 보도는 물론 그들에게 연대·지지를 전하는 기사를 지속 보도해 주길 바란다.



[강대석 남도향토문화연구원장]

고층 아파트 건립 실태 지속보도

전달 넘어 지역문제 공론화해야

귀농의 명암 균형 보도 아쉬워

◇강대석=지방 언론은 단순히 뉴스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지역 문제를 발굴해 공론화하고, 함께 해결하며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서남권 SOC 비전이 없다’<3월 4일자 1면, 8·11일자 3면> 시리즈 기사는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줬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국회에서 의결되면서 향후 국정 동력과 물류, 교통시설 등이 수도권·동남권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점을 지적하는 기사였다. 철도, 고속도로 등 호남이 소외받았던 과거를 재조명하면서 광주·전남·전북이 한 목소리로 중앙 정부에 지원책을 건의해야 한다는 대안을 명확히 제시해 뜻깊었다.

‘전남, 도시에서 농촌까지 고층 아파트 난립’<3월 24일자 1면> 기사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중소도시까지 용적률이 1000%가 넘는 고층 아파트 건립 실태를 고발하면서 건설업자들의 과도한 이익 추구가 빚어낸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주민 생활환경과 도시 경관 보존 등을 위하는 바람직한 보도였던 만큼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보도가 이어졌으면 한다.

‘부농 꿈 안고 귀농했는데…현실은 빚 허덕 소작농’<3월 5일자 8면> 기사는 최근 미국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화제인 영화 ‘미나리’와 전남에 귀농한 농가의 현실을 대비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기사 제목이 다소 자극적인 탓에 자칫 예비 귀농인들의 꿈을 꺾지는 않을까 우려됐다. 성공적인 귀농 사례도 있음을 함께 제시해 균형을 맞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광주·전남 장애 영유아 거주시설 전무…갈 곳 없는 3세 자폐아’<3월 22일자 6면> 기사는 광주·전남 지역에 장애 영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는 내용으로 충격을 줬다. 광주에서만 장애 아동이 250명이 넘는데, 전남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지역에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복지 사각지대가 있음이 확인됐으니, 관련 시설을 조속히 설치하도록 촉구하는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언론사가 정부의 부동산 관련 이슈를 5·18 당시 계엄군의 시민 폭행 장면에 빗대 만평을 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광주일보에는 즉각적인 항의 기사가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지역 대표 언론으로서 5·18 정신을 폄훼하는 사건에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 주길 바란다.



[신일섭 광주전남녹색연합 상임 대표]

쓰레기 문제 등 대안도 제시

호화판 가구 교체 북구의회

계도적 차원 언론 역할 충실

◇신일섭=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지역 사회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영향이 크다. 어떻게 코로나19를 극복할 것인가가 앞으로 주된 논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광주일보도 이에 발맞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보도를 지속해 주길 바란다.

최근 일회용품, 쓰레기 처리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대량생산 체계에서 대량소비를 이어가다 보니 터져나온 문제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광주일보가 나서서 대안을 제시해 줬으면 한다.

‘전남, 도시에서 농촌까지 고층 아파트 난립’<3월 24일자 1면> 기사는 도시 개발과 관련된 현행 제도에 보완이 필요함을 알리는 중요한 기사였다. 영국 하이드파크 공원은 드넓은 호수는 물론 주변 경관을 잘 살려 인기가 높다. 광주 공원들도 이처럼 경관이 좋은 명물로 남을 수 있는데, 무분별한 아파트 건축으로 풍광을 어지럽히는 일이 잦다. 우리 지역 출신 정·재계 인사가 힘을 합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광주일보가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멀쩡한 가구·가전제품 싹 교체…광주북구의회 호화판 논란’<3월 26일자 6면> 기사는 계도적 차원에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던 좋은 기사였다. 우리 지역 구의회가 호화로운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보고 있자면, 흠집이 잔뜩 난 오래된 가죽 소파를 그대로 쓰고 있던 미국 시카고 시청의 사례가 떠오른다. 이같은 지적을 지속해서 우리 사회가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더불어 시민 의식까지 개선될 수 있었으면 한다.



[조미옥 나주 매성중 수석교사]

민감한 사안 열려있는 제목 쓰길

청소년 차별 등 더 관심 가져야

고교 학점제 다양한 정보 제공을

◇조미옥=예전과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 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늘어나는 사이버 학폭 현행법으론 못 막는다’<3월 15일자 7면> 기사는 학부모·학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다만 청소년들은 제목만 읽고 내용을 꼼꼼히 읽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현행법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만 강조되는 제목이라 오히려 악용될 소지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는 단정적이지 않고, 열려 있는 제목을 지어 주길 바란다.

‘니 얼굴이면 공부 레알 열심히 해야 돼!’<3월 30일자 7면> 기사는 입시 경쟁, 학력 차별, 외모 편견, 빈부 격차에 의한 조바심 등을 조장하며 상품을 파는 업체들을 고발하는 속 시원한 기사였다. 요즘 청소년들은 다양한 차별과 편견으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학력·성별·외모 차별이 근절될 수 있도록 광주일보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보도해줬으면 한다.

‘섣부른 결정 금물, 입시 전략 수립에 초점’<3월 30일자 10면> 기사는 올해 처음 치러지는 학력 평가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학부모들이 학교 방문도 못하고, 입시 설명회도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상황이라 이같은 정보에 목말라 하는 이들이 많던 차에, 광주일보가 사례를 곁들여 신속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줘 학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줬다. 나아가 현재 고등학생·학부모가 관심있어 하는 고교학점제 관련해서도 심도있는 기사를 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일보는 미얀마 민주화 시위 관련해서도 많은 기사를 냈다. ‘미얀마 민간인 사망자 450명 넘어’<3월 30일자 8면>, ‘미얀마 위해 세 손가락을 들어 주세요’<〃 17면> 기사는 우리나라를 넘어 다른 나라의 인권·평화에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좋은 기사였다. 다만 두 기사 모두 같은 날 미얀마를 다루고 있는 만큼, 가까운 지면으로 모아 관심을 증폭시키는 편집이 뒤따랐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철갑 조선대병원 작업환경의학과장]

시대정신 제시하는 정치 보도

교육관련 현안 깊이 있는 취재

한전공대 관련 심층 보도 했으면

◇이철갑=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 뿐만 아니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정치적 이슈와 관심이 높은 시기다. 최근 현 정부에는 선거 당시 내세웠던 ‘공정’의 가치를 잘 지켜왔는가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 국회에서 180석을 얻었음에도 현안을 처리할 추진력과 리더십이 약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호남은 늘 우리나라의 민주화 방향과 관련해 전략적인 선택을 해 왔고,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호남이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런 시기에는 우리가 이룩해야 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광주일보가 나서서 우리 지역민이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하는지 제시하고, 시대정신을 담은 민심이 표출될 수 있도록 방향성 있는 기획 취재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광주일보는 ‘학생이 없어요…광주·전남 주요 대학 정원 미달 사태’<3월 3일자 1면>, ‘대학 정원미달 현실화에 폐교 위기감 반영…과제 첩첩’<3월 23일자 3면> 기사를 통해 위기에 몰린 지방 대학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었다. 이 역시 큰 틀에서는 ‘공정’과 관련돼 있는데, 이 사태의 이면에는 그간 공정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지방 대학의 위기가 단순히 대학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므로, ‘광주시, 위기의 대학 구하기 나선다’<3월 23일자 1면> 기사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다. 정치적 보여주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교육 관련 다양한 현안과 연결해 깊이 있는 취재를 이어갔으면 한다.

한전공대 관련 보도도 보다 심층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다. 한전공대가 전국에서 학생들을 모집할 게 당연한데, 우리 지역 사람들을 특별히 많이 선발하는 게 아닌 이상 우리 지역에 어떤 이점을 주는지 막연하다. 광주일보가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문을 해결해 주길 바란다.

‘광주, 경제지도가 바뀐다’<2월 9일~3월 26일자> 시리즈는 뜻깊은 기사인데도, 1~2주 간격으로 지나치게 띄엄띄엄 연재해 관심도가 떨어졌다. 장기적인 기획 기사는 미리 취재를 완료해 두고, 이해하기 편하게 연속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투명 페트병 재활용 앞장…친환경 선도도시 롤모델 자리매김’<3월 19일자 5면> 기획 기사는 최근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분리수거와 관련된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환경 단체들이 분리수거, 쓰레기 매립, SRF,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 등을 모니터링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 동행취재를 하는 등 광주일보도 친환경 활동에 동참했으면 한다.



[최선희 베스트디자인연구소 대표]

스위트홈 등 기획시리즈 눈길

사진기자 새로운 시각 재미

아특법’ 관련 궁금증 해소해주길

◇최선희=광주일보는 다른 언론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기획 시리즈가 강점이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과 주택의 소중함이 대두되는 요즘, 올해 새로 시작한 ‘살고 싶은 집 이야기가 담긴 집’<1월 1일~3월 26일자> 시리즈는 특히 눈길을 끈다. 부동산 광풍 속에서 ‘스위트 홈’으로서 주택 이야기를 풀어내 독자에게 즐거움을 줬다.

나라를 구하기 위해 생을 바친 의병 이야기를 들려주는 ‘新 호남 의병 이야기’<1월 2일~3월 19일자> 시리즈도 관심을 모은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 ‘의향’으로서 우리 고장의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기사라 의미 깊다.

비정기 시리즈 ‘금남로 사진관’은 사진 기자의 재미있는 시각은 물론, 일상 속 모른 채 지나쳐 왔던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흥미로운 기사다. 사건·사고 등 현장을 한 장 사진으로만 전하던 사진기자의 숙명을 잠시 벗어두고 서정적인 풍경을 담는, 다른 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이 눈길을 붙든다.

최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아특법)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많이 접한다. 하지만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았다. 앞으로도 아시아문화 중심도시로 나아가는 광주를 깊이 있게 비춰주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

/정리=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