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바이오 의약계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신규 기술을 적용해 우수 개량하는 ‘바이오베터’가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 신약 개발 업체 ㈜프로앱텍은 난치성 통풍 치료 시장을 정면으로 돌파해 지난해에만 54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난 달 말에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지원한 전국 혁신기업 58개사 가운데 ‘제1회 K-캠프’ 대상을 차지하며 상금 5000만원을 거머쥐기도 했다.

조정행(44) ㈜프로앱텍 대표는 잘 다니던 제약회사를 그만 두고 모교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에서 창업했다.

그는 지스트 생명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차세대 바이오베터 기술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권인찬 교수와 지난 2017년 프로앱텍을 만들었다.

“5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40대에 창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자본금을 마련하려 퇴직금을 쏟아 붓고도 친인척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죠. 하지만 권인찬 교수팀이 보유하고 있는 ‘통풍 치료제 효과를 7배 늘리는 신기술’에 대한 확신 하나로 창업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풍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일 년에 두세 개씩 따내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프로앱텍의 가능성을 알아본 건 한국예탁결제원이 처음이 아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18년 기술보증기금이 지정한 호남 첫 ‘프런티어 벤처 1호기업’에 선정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험실 창업기업, 중소벤처기업부 ‘팁스’(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등에 잇따라 뽑히며 유망주 대열에 들었다. 지난 2019년 6월에는 투자업계 ‘큰 손’ 마그나인베스트먼트로부터 3억5000만원을 유치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3명이 시작한 업체는 이달 현재 직원 14명을 거느리고 있고, 지난해에는 서울에 지점과 연구소를 내기도 했다.

조 대표의 시야는 처음부터 ‘글로벌’에 있었다.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을 갖춘 통풍 치료 바이오 신약으로 전 세계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신기술 연구를 연내 마무리하고 내년 임상 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광주는 바이오 의약계에서 네트워크를 이룰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아 초기에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지스트의 협조와 정부 R&D 사업 등 여러 기회를 만나 길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세계로 진출해 광주 의약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