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을 앞둔 13살 아이들이 코로나19 시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을 펴냈다.

곡성중앙초등학교(학교장 강미다) 졸업생들은 최근 ‘내 머릿속 이야기’를 출간했다. 책은 곡성군과 곡성교육지원청, 곡성군미래교육재단이 협력해 진행한 ‘나도 작가 프로젝트’를 통해 기획됐다.

저자는 지난해 곡성중앙초 6학년 1반에서 공부한 학생 23명이다. 이 학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전교생이 매일 등교수업을 했으며, 학생들은 편집·디자인·출판·홍보 등 역할을 나눠 스.사.둘.사(스스로를 사랑하고 둘레를 사랑하는 6학년) 편집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1년 동안 코로나19로 혼란스러웠던 2020년 한 해의 이야기는 물론 곡성 지역부터 세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글로 풀었다.

담임을 맡았던 송민영 교사는 “처음엔 간단한 아침 글쓰기 활동이었는데, 학생들이 ‘우리끼리만 공유하기는 아깝다’며 책 출간에 도전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이후로 ‘당연하지 않게 된 것’부터 마을, 사회 문제 등 주제 폭도 점차 넓어졌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단순한 일기에 그치지 않고, 다소 무거운 주제까지 다뤘다. 지방 소멸 위기에 놓인 곡성 지역에 대한 생각이 대표적이다. 지역에 꼭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지, 다른 지역으로 중·고등학교를 가는 게 옳은지 등도 고민했다.

“곡성에 사람이 많아지면 난장판이 될 것 같다. 사람이 많아져 공간이 좁아지고, 자연 환경이 파괴되어 더 이상 깨끗한, 안전한 곡성은 없어질 것 같다.”(태진)

학생들이 생각하는 포스트 코로나시대와 환경, 학교폭력, 수준별 수업, 블라인드 채용 등에 관한 생각도 적었다. 또 ‘제일 바꾸고 싶은 것’을 주제로 가정, 학교, 지역사회, 나라, 나아가 세계에서 바라는 변화까지 다뤘다.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이 지구는 질병이 끝도 없이 나올 것이다. 이 지구는 연약해졌고, 사람들은 점차 발전하며 불편이란 고통을 잘 느끼고 있지 않아서 대처능력이 저하되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대처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한다.”(지현)

송 교사는 “학생들은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던진다. 그 엉뚱 발랄하면서도 색다른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며 “학생 스스로의 삶뿐 아니라 주변 사람, 지역, 사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