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의 가장 큰 경쟁력은 뭐니뭐니 해도 섬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0여개의 섬으로만 구성된 자치단체인 만큼 ‘천사(1004) 섬’이란 브랜드를 내건 것도 섬의 가치를 재조명 하기 위해서입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 전도사다. 섬의 가치를 통해 신안을 국내외에 알리는데 그보다 더 열정적이고 성공적으로 홍보하는 사람은 없다.

민선 4·5기에 이어 2018년부터 민선 7기 군수로 재직하는 동안 다양한 섬 정책을 내놓았다. 그가 내놓은 섬 정책은 거의 모두가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야간 여객선 운항 금지를 철폐해 달라고 직접 대통령에게 건의해 성사시켰습니다. 일제가 통치수단으로 야간에 여객선 운항을 금지시켰는데 100년만에 잘못된 규제를 바로 잡은 것입니다.”

박 군수는 이 정책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버스 완전공영제를 실시했고 2010년부터는 여객선 완전 공영제로 가기 위한 마중물 정책인 ‘1000원 여객선’을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개별 섬의 특징을 살린 소프트 정책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반월·박지도의 퍼플섬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최초의 섬 컬러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2007년 나무 다리를 보라색으로 칠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치마, 심지어 식기까지 보라색으로 칠했습니다.”

박 군수는 개별 섬의 장점을 파악해 이를 극대화 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퍼플섬은 2021~2022년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고 외신들의 극찬도 이어지고 있다. CNN은 ‘사진작가들의 꿈의 섬’이라며 보랏빛 섬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고 폭스뉴스도 핫토픽란에 퍼플섬을 조명했다.

기점·소악도는 2017년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사업 선정을 계기로 순례자의 섬으로 조성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영감을 얻어 국내외 작가 10여명이 참여해 섬에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따라 12㎞에 달하는 순례길을 만들어 명소가 됐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자은도의 ‘1004 뮤지엄파크’가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수석을 주제로 한 정원과 미술관은 물론 세계조개박물관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양산해변과 바다해양숲공원은 언택트 관광의 절정이다.

박 군수는 국내 수석전시관 최초로 증강현실(AR)을 적용해 수석을 모르는 사람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섬이 없는 자치단체와 자매결연을 통해 신안의 섬을 홍보하는 것도 박 군수의 탁월한 정책이다. 김해시-하의도, 평택시-가거도 등 섬 한곳과 자치단체를 연결하는 사업인데 신안 섬 홍보와 교류협력에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섬 전도사 박 군수의 꿈은 더 높은 곳에 있다. 섬 정책 선진지라는 점을 내세워 국립 ‘한국섬진흥원’을 신안에 유치하는 것이다.

박 군수는 “단순히 섬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신안이 한국 섬 문화와 정책을 선도해 왔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판 뉴딜 정책으로 섬의 자원과 자산을 디지털화 하는 ‘섬 데이터 댐’ 구축 사업을 정부에 제안한 것도 이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오랜 준비를 해온 결과로 보였다.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