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은 저한테 터닝포인트였어요. 이응복 PD님과 함께 윤지수라는 인물을 만나면서 대본과 인물, 공간을 대하는 태도를 많이 배웠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에서 야구방망이 하나로 괴물과 맞서 싸우는 베이시스트 윤지수를 연기한 배우 박규영(28)은 작품이 자신에게 남긴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4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분홍색으로 머리를 탈색하겠다는 의견을 직접 낼 정도로 지수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고 밝혔다.

“외적으로는 탈색, 화장, 피어싱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지수의 아픔을 은연중에 잘 보여드리려 노력했어요.”

원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지수를 꼽은 박규영은 오디션을 봤을 때 “캐스팅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너무나도 훌륭한 원작과 존경하는 PD님, 그리고 제가 가장 좋아했던 캐릭터인 지수까지. 저에게는 너무 큰 역할이라고 느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당당하면서도 남모를 상처를 가진 지수를 누구보다 잘 표현해내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박규영은 ‘스위트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안이 벙벙하다”면서 “평소 넷플릭스 애청자인데 뭘 볼지 고르는 와중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재헌(김남희 분)과의 로맨스에 대해서는 “사실 러브라인이라기보다는 전우애와 이성적 호감 사이를 오가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면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해 주셔서 신난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지수 외에 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그린홈’ 주민들의 냉철한 리더 은혁(이도현 분)을 꼽았다.

“도현이가 차가운 표정 속에서도 미세한 근육으로 감정을 다 표현해내는 걸 보면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만약 제가 실제로 작품 속 상황에 놓인다면 냉철함을 유지하고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만약 시즌 2가 제작된다면 액션 연기에 더 집중하겠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바뀐 무기로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느낌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시즌 2가 가능해진다면 막 싸우고 뛰어다니고 싶어요. (웃음)”

2016년 웹 예능 ‘여자들은 왜 화를 내는 걸까’를 시작으로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2019), ‘녹두꽃’(2019) 등에서 조연을 거치면서 연기 실력을 탄탄하게 다져 온 그는 지난해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이어 넷플릭스 ‘스위트홈’까지 연달아 흥행작에서 주연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했다.

데뷔 4년 만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는 “대충하기 싫어하고 최선을 다하는 성격 탓인 것 같다”며 “지난 4년 동안 달려 온 나에게 ‘수고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개성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그는 “어떤 색을 입혀도 나만의 색깔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흰색 규영’이 되고 싶다”면서 배우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좋은 사람의 연기에서는 좋은 에너지가 나오는데 그걸 너무 갖고 싶어요. 그런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에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