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에 부르는 ‘범피증류’를 배우고 있습니다. ‘심청가’ 중에서도 가장 장중한 주요 대목으로 꼽히는데요. 전남도의 지원 덕분에 매주 한 차례씩 레슨을 받으며,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목이 쉰 상태로 인터뷰에 응한 진도국악고 3학년 이지원(19)양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진학을 위해 연습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지리산을 자주 찾아 계곡 물소리와 경쟁하며 키운 성량과 실력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양은 국악을 공부하는 언니를 따라다니며 재능을 발견했다.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에 나가 대상을 타면서 인재로 알려져 자주 무대에 올랐다.

“지역인재로 선발해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용이 너무 들어 부모님께 죄송했는데, 이제는 제 역량을 기르는 데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전남도와 도민들이 저를 아껴주신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면서 부담도 따릅니다.”

진도에서 태어나 자란 것이 국악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됐다. 곳곳에서 국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소리에 익숙해졌다. 이양은 남도잡가, 진도 씻김굿, 남도 들노래 등 진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우리 음악을 세상 곳곳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리 가락과 노래를 배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것이 사실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전통국악을 더 열심히 배우고, 나중에 더 성장하면 관현악과 협연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해보고 싶어요.”

이양은 진도 출신 가수 송가인과 같은 유명인사가 돼 진도와 전남을 알리는데 기여하는 게 꿈이다.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매일 오전 6시 30분 일어나 오전 개인 연습을 한 뒤 오후에는 한복을 입고 공연실습수업을 받는 일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양은 또 전남도와 도민들이 자신을 도왔듯 성공한 뒤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후배 지역 인재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음악교과서에 실린 국악을 가르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좀 더 깊이 있게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악이기도 하고 좀 더 깊이 공부하다보면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될 청소년들이 더 늘어나고, 국악은 더 발전할 것입니다. 항상 지역인재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명창이 되고 싶습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