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의 105명 시인들이 참여하는 기념 시선집 발간도 자못 의미가 크다.

김창규, 김태수, 나종영, 박몽구 시인이 엮은 ‘광주, 뜨거운 부활의 도시’(시와문화)는 5월 정신을 되새기는 데서 나아가 역사적 의의를 확장해 가는 시들이 주축이 됐다.

이번 시선집은 5·18 이후 시인들이 좁은 문학주의를 넘어 어떻게 혁신하고 세상을 바꿔갈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참여한 시인들의 면면만 봐도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한다. 대구 이하석, 부산 강영환, 속초 이상국, 세종 이은봉, 대구 정대호, 청주 김창규, 광주 나종영, 순천 김해화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역뿐 아니라 직업과 계층이 다양하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분단과 갈등을 넘어 바른 역사를 열어가자는 취지다.

시선집은 항쟁의 원인이 된 전사(前史)를 살펴보는 데서 시작해 5월 18일에서 27일에 이르는 항쟁의 숨은 구석을 조명한다. 또한 살신성인 정신으로 투신했던 이들의 고귀한 희생과 인간상도 담았다.

작품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제1부 ‘숨은 음모의 나날들’에서는 공광규의 ‘광주 때문에’, 박관서 ‘망월동에서’ 등을 만날 수 있다. 2부 ‘끝에서 시작으로’에는 조성국의 ‘늦은 목련’, 이승철의 ‘지루한 세상에 태극기를 던져라’ 등이, 3부 ‘살신성인으로 새 역사를 만들다’에는 고영서의 ‘두부처럼 잘리워진 너의 이름은’, 박두규의 ‘오월과 유월 사이’ 등이 수록돼 있다. 4부 ‘깨끗한 새벽을 위하여’에서는 김완의 ‘아스팔트 위에 뿌린 씨앗’과 박선욱의 ‘2020년 1월 망월동’ 등을 접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