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가 의향(義鄕)으로 뿌리를 내린다. 전남도가 추진하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 사업지로 선정된데 이어 내년 6월1일 열리는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 개최지로 확정됐다.

14일 나주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주관 ‘제11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 개최지 공모’에서 나주가 최종 선정됐다. 대한민국 의병의 날은 호국보훈의 달의 첫날인 6월1일이다.

의병의 날은 구국에 앞장섰던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일깨워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지난 2010년부터 법정 기념일로 지정돼 다양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의병의 날 기념행사는 매년 행안부가 공모를 통해 개최지를 선정한다.

행안부는 지난 4월 한 달간 개최지 공모를 통해 나주시와 보성군, 울산 북구, 충남 부여 등 4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나주시를 최종 개최지로 선정했다.

나주시는 앞서 지난 6일 전남도 민선 7기 공약사업인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사업 대상지 1순위에 이어 정부 주관 의병의 날 기념행사 개최지에 선정되면서 호남을 넘어 전국에 으뜸가는 의향(義鄕)도시의 명성을 다시금 공고히 했다.

나주는 1592년 임진왜란 발발 후 전국 최초 근왕의병을 일으켜 한양을 수복하고 호남을 지켜냈던 전라도 의병 정신의 산실로 꼽힌다.

또 호남 최초의 의병장으로 이름을 날린 ‘건재(健齋) 김천일’ 선생을 시작으로, 구한말 호남의병의 최초 창의지이자, 호남에서 가장 많은 의병과 서훈자를 배출한 명실공히 호남의 의향(義鄕)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제강점기 3대 항일운동으로 꼽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도 나주다.

내년 6월1일 행정안전부 주관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인 나주 금성관. <광주일보 자료 사진>

의병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내년은 나주가 군(郡)에서 시(市)로 승격된지 40주년을 맞는 해다.

나주시는 시 승격 40주년과 연계해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시민·출향향우·의병문중 및 기관단체 등 각계각층을 총망라해 나주의병정신을 토대로 지역발전과 화합을 다지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기념행사는 내년 6월1일 임진왜란 의병장 김천일 장군이 출병했던 금성관(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37호)을 비롯해 정렬사, 나주향교,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등지에서 펼쳐진다. ‘우리 모두 의병’을 주제로 의병 출정식 재현, 기념음악회, 학술포럼, 체험·전시회 등 다채롭다.

또 5월1일부터 6월1일까지를 ‘의병의 달’로 지정하고 학교별 순회교육, 글짓기 대회, 의병 깃발 만들기 등 학생들의 의향정신 고취를 위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전라도 의향정신은 전라도 중심지였던 나주의 선비정신과 경제적 기반 위에서 태동했으며, 임진왜란에서 해방에 이르기까지 나주인은 역사의 주인으로 활약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남도역사공원 조성과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천년 나주의 새로운 희망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