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당 정비에 나섰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장례 이후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과 피해자 보호에 한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 사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오신 시장님의 유족께 위로의 마음을 드리고 공동장례위원장으로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최소한 장례기간에는 서로 간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공동체를 함께 가꿔나간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박 전 시장의 죽음을 정쟁화 하는 것을 경계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후배 시민운동 활동가로서, 후배 정치인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당연한 일이지만 고소인에 대한 도 넘은 공격과 비난은 멈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의원의 박 시장 아들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적극 대응했다.

이날 이형석 최고위원은 “박 시장의 황망한 죽음과 고인의 장례를 놓고 경박하고 경솔한 언행이 나오고 있어 참담하기 그지없다” 면서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상주에게 병역 의혹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상주에게 악의적 정치 공세를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가짜뉴스로 고인이 된 박원순 시장과 유족을 모욕한 것에 대해 적극 사죄해야 한다. 부친상을 당한 유가족에게 상중에 정치 공세를 한 것도 금도를 넘는 일이지만 더 큰 일은 공당의 대변인이 가짜뉴스로 무책임한 공세를 벌였다는 것”이라면서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채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겪는 유족들을 괴롭히는 것을 용납할 국민은 안 계실 것”이라고 밝혔다.

성추행 의혹의 피해자에 대한 보호 목소리와 함께 당내 자성의 분위기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이날 노웅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고인은 죽음으로 모든 것을 말했다”며 “고인에 대한 과도한 정쟁 및 희화화, 지나친 옹호도 생산적이지 않다. 고인이 남긴 공과 모두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수도인 서울이 전혀 예상치 못하게 권한대행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당의 일원으로서 서울시민과 국민여러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서울시정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주당에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향후 당 소속 고위공직자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깊은 성찰과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