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던 쓰레기도 사라지고, 적적한 노년의 삶에 새로운 활력소도 생겼어요.”

광주시 남구 노대동 LH송화마을8단지(관리소장 고미란) 입주민들은 최근 아파트 텃밭에서 올해 첫 수확을 했다고 7일 밝혔다.

송화마을8단지 텃밭 부지(16㎡·약 5평)는 애초 아파트 건물 뒤편 자투리 공터였다. 지난 2018년 12월 첫 입주가 시작된 이후 올해 초까지 약 1년간 방치된 공터에는 생활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쓰레기 투척 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을 지속적으로 붙이고 매번 청소를 해도 쓰레기 무단 투기는 끊이지 않았다. 해당 관리사무소는 입주민들고 간담회를 열고 공터를 텃밭으로 개간하기로 결정했다.

행복주택이라는 특성상 전체 세대의 10% 상당은 독거노인이라는 점에서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은 독거노인 7가구를 추첨해 이들에게 텃밭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어르신들은 올해 4월 상추와 고추, 깻잎, 오이, 토마토 등을 파종해 각자 ‘잠자리 텃밭’, ‘무당벌레 텃밭’ 등 곤충 이름의 딴 팻말을 세워 재배 작물을 관리했다.

잡초를 뽑고 밭을 일구면서 텃밭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고, 수확한 작물도 나누며 이웃의 정도 쌓을 수 있었다.

고미란 관리소장은 “가을에는 늙은 호박을 재배해 단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호박죽 잔치를 벌이기로 약속했다”며 “입주민들이 서로 기쁨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행복주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