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통제가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광주·전남 등 전국에서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감염경로가 ‘해외여행력’, ‘확진자 접촉력’ 등 2가지 유형이었지만, 최근 수도권과 대구 등에서 확진된 환자 3명은 두 가지 모두 해당하지 않아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와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역시 지역내에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없었지만, 타 지역 감염사례를 예의주시하며 지역사회 감염 예방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9·30번 부부 환자와 31번 환자는 현재까지 진행된 역학조사에서 뚜렷한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사례다. 해외에 나간 적도,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는 사람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환자로 확인되면서 의료계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역시 이들의 감염원을 특정하지 못했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단체도 지역사회 감염이 기정사실화됐다며 소수의 의심환자를 선별진료소에서 진단하는 지금까지의 전략을 손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발표한 제6차 대국민 담화문에서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며 “지역사회 감염 국면에서 최전선에 있는 일차 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민관협력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들이 확진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다만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29·30·31번 환자를 아직까지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감염경로가 조사 중이므로 좀 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전국적인 유행이나 위험이라고는 판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례정의를 확대해 검사를 시행하게 되면 (최근 3명과) 유사한 환자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입국자 검역과 접촉자 자가격리와 같은 (감염병의 지역사회 유입을 막는) 봉쇄 전략에서 앞으로는 지역사회에 감염을 대비하는 두 가지 대응 체계를 같이 가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일단 원인불명 폐렴 환자를 선제적으로 격리·검사하고, 확진자의 접촉자를 격리 해제할 때 진단검사를 시행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의 방안을 대응지침으로 마련해 이르면 20일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자치단체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확대 간부회의에서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국내 확진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지역대학에 재학하는 중국 유학생 입국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방역행정에 더욱 세심히 신경 써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