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수도’를 선포한 광주시가 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표준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는 첫 사업으로 신기술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국제전기전자협회(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등을 대상으로 세계 첫 ‘글로벌 인공지능 표준원’ 유치·설립을 추진중이다. 시는 표준원 유치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1조원대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규모 AI 집적단지 등을 조성하고,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AI 중심도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18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포용국가비전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AI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과 미래 혁신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표준원’ 국내 유치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토나래리티 회장이자 세계적인 AI블록체인 개발자인 투피 살리바 IEEE 글로벌 인공지능 표준위원장과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개발 주역인 벤 괴르첼 오픈코드 파운데이션 회장 등 AI산업을 이끌고 있는 거물들이 참여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포용국가비전위원회는 AI석학들에게 광주시가 도전장을 낸 ‘글로벌 인공지능 표준원’에 대한 국내 유치의사를 분명히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표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투피 살리바 등은 이날 위원회측이 제안한 표준원 설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피 살리바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뛰어난 엔지니어가 많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쪽 다 친하다. 국민들이 지적이며 외국을 받아들이려는 문화를 갖고 있다”며 “한국에 인공지능표준과 관련한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인공지능 전담부서까지 신설한 광주시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국제적 표준을 결정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표준원’을 유치할 경우 세계 인공지능 산업을 견인하는 대표 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그동안 IEEE 관계자 등을 만나 대한민국과 광주시의 AI산업에 대한 투자 의지와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설명하는 등 표준원 설립에 집중하고 있다.

민선 7기 들어 타 자치단체와 달리 천편일률적인 SOC 구축사업을 잠시 미뤄두고, ‘AI산업’을 정부지원 사업으로 과감하게 선택한 광주시는 해당 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선정돼 전폭적인 지원을 보장받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광주시는 일단 오는 2024년까지 4116억원을 투입해 첨단3지구 4만6200㎡부지에 AI집적단지를 조성하는 등 10년간 사업비 1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시는 올해에만 1200억원을 확보했으며, 세계적 수준의 AI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데이터 산업융합원, 자동차·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AI를 연계한 실증 테스트베드(시험시설) 설립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또 AI 고급·전문 인재양성을 목표로 광주과학기술원에 AI대학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모사업을 통해 ‘인공지능 사관학교’ 신설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4차산업으로의 대전환 시기에 AI산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중요한 미래 산업”이라면서 “AI산업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업기간(2020~2029년)동안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