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인류애적 삶 공유하고 싶어”
2020년 02월 13일(목) 00:00 가가
16일 기일…시인 생애·작품 연구 김응교 교수
프랑스·캐나다 등 해외 대학·국내 방송서 강연
‘죽어가는 것을 사랑’ 하고자 했던 삶·정신 홍보
서울서 4년째 소외이웃 연탄나눔 봉사활동도
프랑스·캐나다 등 해외 대학·국내 방송서 강연
‘죽어가는 것을 사랑’ 하고자 했던 삶·정신 홍보
서울서 4년째 소외이웃 연탄나눔 봉사활동도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1917~19045)이 후쿠오카 감옥에서 숨을 거둔 날이다. 윤동주는 1945년 해방을 불과 6개월 여 앞두고 일본의 차디찬 형무소에서 짧은 생애를 마쳤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기를 원했던’ 시인의 가없는 생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한 울림과 안타까움을 준다.
윤동주 시인 기일을 앞두고, 윤동주의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사상을 일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시인이자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주인공.
김 교수는 그동안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프랑스, 헝가리,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윤동주 문학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2019년 1학기에는 캐나다 트리니티웨스턴대학 VIEW대학원에서 객원교수로 윤동주를 주제로 봄학기 정규수업 강의를 했다.
또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윤동주 문학을 강연하며 일반인과 독자들에게 윤동주의 삶과 정신을 알리기에 힘써왔다.
올해도 김 교수는 윤동주 시인 기일을 맞아 2017년부터 펼쳐온 소외이웃 연탄나눔 봉사 활동을 13일 서울에서 펼친다.
기자는 김 교수와 전화로 그동안의 활동과 향후 계획 등을 토대로 인터뷰를 했다. MBC TV ‘무한도전’ 등 공중파 프로와 기독교 방송에서 윤동주 시인을 강연하던 김 교수의 모습을 봤던 터라 친근하게 느껴졌다.
“서른 살 무렵까지 저는 윤동주를 무시했어요. 그저 청소년이 좋아하는 과잉평가된 시인쯤으로 생각했었죠.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알면 알수록 그의 사상, 특히 ‘죽어가는 것을 사랑야지’라는 구절을 ‘체험’한 계기가 있었어요. 죽어가는 것을 봤을 때, 윤동주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특이한 직유법 사용, 자기를 분리할 줄 아는 탁월한 기법 등을 보았죠. ”
김 교수가 윤동주에 대해 구체적으로 깨달은 계기는 30대에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였다. 그는 도쿄대에서 공부하고, 와세다 대학 전임대우 객원교수로도 임용되어 10년간 강의했다. 일본에서 ‘한국 현대시의 매혹’이라는 책을 일본어로 펴냈다. 그 책에 윤동주에 대해 쓰지 않았는데, 일본인들이 윤동주 강연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윤동주 시인에 대해 얘기하면 눈시울 붉어지며 듣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았다”며 “그들은 윤동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오히려 미워하지 않는 시인의 차원 높은 정신에 감동하더라”고 말했다. 윤동주 전문가인 스승 오무라 마스우 교수의 제자를 자처하는 김 교수는 “윤동주는 우리나라를 넘어 인류애적인 정신을 실천한 ‘세계적 시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문학동네), ‘나무가 있다-윤동주 산문의 숲에서’(arte)와 같은 윤동주 관련 연구서를 펴냈다. 전자는 윤동주의 시를 토대로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면 후자는 산문을 매개로 시인의 고뇌와 당대의 아픈 역사를 들여다본다.
김 교수는 ‘나무가 있다’의 사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윤동주의 산문을 읽으면 비에 젖은 나무가 되어 젖은 흙으로 잔뿌리 내리는 기분이다. 그가 쓴 산문에는 온갖 꽃과 식민지 시절 경성의 풍경, ‘주역’의 우주가 펼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때 윤동주를 강의하면서 ‘빙의’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언젠가 강의를 하는데 윤동주가 앉아 듣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한편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교수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 시를 쓰는 시인을 넘어 행동하는 시인’이 되는 삶을 추구한다.
김 교수가 이번에 서울의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친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을 실행하고 싶은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는 윤동주로 20회 연속강연을 하는데, 올해도 윤동주 공부를 했던 60명이 참여해 10가구에 연탄 100장씩을 나눌 예정이다.
“지금 시기가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말연시는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는데, 꽃샘바람 부는 입춘 무렵에 손길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윤동주 시인이 떠난 2월 16일 무렵에 매년 독거노인 댁에 연탄을 구입해 드려요.”
김 시인은 연탄을 나르기 전에 시낭송도 한다. 물론 봉사자들에게 나눠질 간단한 음료 등도 공릉청소년문화센터 등 여러 단체에서 준비한다고 한다.
“앞으로 10권 정도는 윤동주 시인 관련 책을 발간하고 싶습니다. 자아를 분리해 세상과 사람을 보았던 윤동주의 깊은 사유와 사상, 인류애적인 삶을 많은 이들과 공유했으면 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윤동주 시인 기일을 앞두고, 윤동주의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사상을 일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시인이자 김응교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가 주인공.
또한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 윤동주 문학을 강연하며 일반인과 독자들에게 윤동주의 삶과 정신을 알리기에 힘써왔다.
올해도 김 교수는 윤동주 시인 기일을 맞아 2017년부터 펼쳐온 소외이웃 연탄나눔 봉사 활동을 13일 서울에서 펼친다.
“서른 살 무렵까지 저는 윤동주를 무시했어요. 그저 청소년이 좋아하는 과잉평가된 시인쯤으로 생각했었죠. 그런데 윤동주 시인을 알면 알수록 그의 사상, 특히 ‘죽어가는 것을 사랑야지’라는 구절을 ‘체험’한 계기가 있었어요. 죽어가는 것을 봤을 때, 윤동주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특이한 직유법 사용, 자기를 분리할 줄 아는 탁월한 기법 등을 보았죠. ”
김 교수는 “윤동주 시인에 대해 얘기하면 눈시울 붉어지며 듣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았다”며 “그들은 윤동주를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오히려 미워하지 않는 시인의 차원 높은 정신에 감동하더라”고 말했다. 윤동주 전문가인 스승 오무라 마스우 교수의 제자를 자처하는 김 교수는 “윤동주는 우리나라를 넘어 인류애적인 정신을 실천한 ‘세계적 시인’”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문학동네), ‘나무가 있다-윤동주 산문의 숲에서’(arte)와 같은 윤동주 관련 연구서를 펴냈다. 전자는 윤동주의 시를 토대로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면 후자는 산문을 매개로 시인의 고뇌와 당대의 아픈 역사를 들여다본다.
김 교수는 ‘나무가 있다’의 사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윤동주의 산문을 읽으면 비에 젖은 나무가 되어 젖은 흙으로 잔뿌리 내리는 기분이다. 그가 쓴 산문에는 온갖 꽃과 식민지 시절 경성의 풍경, ‘주역’의 우주가 펼쳐져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때 윤동주를 강의하면서 ‘빙의’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언젠가 강의를 하는데 윤동주가 앉아 듣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한편 시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 교수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 시를 쓰는 시인을 넘어 행동하는 시인’이 되는 삶을 추구한다.
김 교수가 이번에 서울의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친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을 실행하고 싶은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는 윤동주로 20회 연속강연을 하는데, 올해도 윤동주 공부를 했던 60명이 참여해 10가구에 연탄 100장씩을 나눌 예정이다.
“지금 시기가 소외된 이웃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연말연시는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하는데, 꽃샘바람 부는 입춘 무렵에 손길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윤동주 시인이 떠난 2월 16일 무렵에 매년 독거노인 댁에 연탄을 구입해 드려요.”
김 시인은 연탄을 나르기 전에 시낭송도 한다. 물론 봉사자들에게 나눠질 간단한 음료 등도 공릉청소년문화센터 등 여러 단체에서 준비한다고 한다.
“앞으로 10권 정도는 윤동주 시인 관련 책을 발간하고 싶습니다. 자아를 분리해 세상과 사람을 보았던 윤동주의 깊은 사유와 사상, 인류애적인 삶을 많은 이들과 공유했으면 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