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꿈을 쏘다 <7> 연극배우 이 영 환
2020년 02월 07일(금) 00:00 가가
“선한 기운 전하는 행복한 배우 되고 싶어요”
친구 따라 들어간 대학 동아리서 연극과 첫 인연
드라마 통해 데뷔…영화·뮤지컬·연극 등 다양한 무대
광주연극제 신인연기상…올해 국악 무대도 도전
친구 따라 들어간 대학 동아리서 연극과 첫 인연
드라마 통해 데뷔…영화·뮤지컬·연극 등 다양한 무대
광주연극제 신인연기상…올해 국악 무대도 도전
극단 사람사이 단원으로 활동중인 이영환(36)씨. 연극 ‘세자매’에 출연한 모습.
“연극은 배우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관객들에게 보다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최근 6·25전쟁의 아픔과 치유를 담은 연극 ‘칠산리’에 출연한 연극배우 이영환(36)씨. 현재 극단 사람사이 단원으로 활동중인 그는 드라마를 통해 데뷔해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무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연기에 첫발을 들인 것은 친구 따라 간 연극동아리에서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그는 조선대 환경공학과에 입학해 친구의 권유로 연극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제가 친구따라 강남 간 경우예요. 연기에 특별한 뜻없이 친구 때문에 시작한 동아리 활동인데 막상 하다보니까 동아리 사람들과 정도 쌓이고 연기가 재밌게 느껴졌어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대학교 졸업 무렵, 전공에 관심이 없던 그는 무역학과 복수전공을 했고 공무원 준비도 해봤지만 결국 생각나는건 연기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거셌다.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고 가난한 직업이는 이유에서다. 이 씨가 장남이기 때문에 더 나은 직업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욱 그랬을 수도 있다.
이 씨는 “제가 나중에 엄마 때문에 배우 못했다고 원망할까봐 결국 허락하셨다고 들었다”며 “배우 활동을 시작한 후에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8년 간의 대학생활을 마친 그는 서울로 올라가 KBS2 ‘TV소설 복희 누나’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복희 누나’에 4회 정도 출연했어요. 제가 광주 출신이다 보니 전라도 양아치 역할을 맡았죠. 그 작품을 하면서 제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시 광주로 내려와 처음부터 연기를 다시 공부하면서 연극을 시작하게 됐어요.”
이후 2014년 그에게 광주연극제 신인연기상을 안긴 연극 ‘바퀴자국’을 시작으로 ‘아일랜드’, ‘정율성’, ‘뻘’, ‘닥터 지바고’, ‘나의 살던 고향’, ‘리어왕’, ‘세자매’, ‘내 아들들을 위하여’, ‘인형의 집’ 등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2017년에는 한국연극협회 젊은연극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당연히 ‘바퀴자국’이예요. 처음 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고 그 때 제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이의 시점으로 바라본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작품이예요. 국민학교 6학년 어린이를 연기했었는데 ‘오빠는 키가 그렇게 큰데 무슨 6학년이야’라는 상대 배우의 대사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그는 연극 뿐 아니라 독립영화 ‘침묵의 나선’, ‘삼포가는 길’, ‘광인-떠도는 땅’ 등에 출연했고, 뮤지컬 ‘빛골아리랑’, ‘서칭포러브’ 등의 무대에도 올랐다.
‘바퀴자국’ 출연 이후 쉴 틈도 없이 오른 뮤지컬 ‘빛골아리랑’에서는 연극과는 다른 뮤지컬의 매력을 느꼈다. 또 노래와 춤, 퍼포먼스가 주가 되는 뮤지컬과는 달리 연극은 대사로 관객과 소통하기 때문에 더욱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저 스스로 또라이라고 생각해요. 남들과는 달라야 배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기 할 때는 목에 칼이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안죽으려고 발악하는 심정으로 무대에 서요.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한 장면을 위해서 목소리 톤, 눈빛 등을 달리 해가며 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도 하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연구합니다.”
보통 1년에 4~6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그는 공연이 없을 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초·중·고등학교마다 예술강사를 지원하는 ‘아르떼’를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수업도 하고 있다. 또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어촌의 학교를 찾아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연극놀이 같은 흥미 위주의 수업을 주로 해요. 중, 고등학생들에게는 좀더 심화된 이론 수업이나 학교 축제에 올릴 연극을 함께 준비하기도 하죠.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좀더 나은 연기, 수준높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 항상 고민합니다.”
행복한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이 씨는 “내가 행복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하면 그런 좋은 기운이 관객들한테도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 하는데 행복이 없다면 배우를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그랬다면 지금쯤 스포츠 기자를 하고 있을수도 있죠. 연기를 하다보면 힘들 때도 있어요. 2015년 광주시립극단의 ‘닥터 지바고’ 작품에 출연할 때는 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아 연기는 내 길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주변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로 고비를 잘 넘겼어요.”
올해 이 씨는 판소리 등 국악 관련 무대에도 설 생각이다. 또 극단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축제에도 나설 계획이다.
“광주 시민들이 연극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극배우들이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광주를 넘어 다른 지역분들도 광주연극을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더욱 좋은 공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최근 6·25전쟁의 아픔과 치유를 담은 연극 ‘칠산리’에 출연한 연극배우 이영환(36)씨. 현재 극단 사람사이 단원으로 활동중인 그는 드라마를 통해 데뷔해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무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제가 친구따라 강남 간 경우예요. 연기에 특별한 뜻없이 친구 때문에 시작한 동아리 활동인데 막상 하다보니까 동아리 사람들과 정도 쌓이고 연기가 재밌게 느껴졌어요.”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대학교 졸업 무렵, 전공에 관심이 없던 그는 무역학과 복수전공을 했고 공무원 준비도 해봤지만 결국 생각나는건 연기였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거셌다.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적이지 않고 가난한 직업이는 이유에서다. 이 씨가 장남이기 때문에 더 나은 직업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더욱 그랬을 수도 있다.
8년 간의 대학생활을 마친 그는 서울로 올라가 KBS2 ‘TV소설 복희 누나’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2014년 그에게 광주연극제 신인연기상을 안긴 연극 ‘바퀴자국’을 시작으로 ‘아일랜드’, ‘정율성’, ‘뻘’, ‘닥터 지바고’, ‘나의 살던 고향’, ‘리어왕’, ‘세자매’, ‘내 아들들을 위하여’, ‘인형의 집’ 등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2017년에는 한국연극협회 젊은연극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당연히 ‘바퀴자국’이예요. 처음 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고 그 때 제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이의 시점으로 바라본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그린 작품이예요. 국민학교 6학년 어린이를 연기했었는데 ‘오빠는 키가 그렇게 큰데 무슨 6학년이야’라는 상대 배우의 대사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그는 연극 뿐 아니라 독립영화 ‘침묵의 나선’, ‘삼포가는 길’, ‘광인-떠도는 땅’ 등에 출연했고, 뮤지컬 ‘빛골아리랑’, ‘서칭포러브’ 등의 무대에도 올랐다.
‘바퀴자국’ 출연 이후 쉴 틈도 없이 오른 뮤지컬 ‘빛골아리랑’에서는 연극과는 다른 뮤지컬의 매력을 느꼈다. 또 노래와 춤, 퍼포먼스가 주가 되는 뮤지컬과는 달리 연극은 대사로 관객과 소통하기 때문에 더욱 디테일한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저 스스로 또라이라고 생각해요. 남들과는 달라야 배우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기 할 때는 목에 칼이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안죽으려고 발악하는 심정으로 무대에 서요.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것 아닌 한 장면을 위해서 목소리 톤, 눈빛 등을 달리 해가며 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도 하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연구합니다.”
보통 1년에 4~6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그는 공연이 없을 때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초·중·고등학교마다 예술강사를 지원하는 ‘아르떼’를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극수업도 하고 있다. 또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어촌의 학교를 찾아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에게는 연극놀이 같은 흥미 위주의 수업을 주로 해요. 중, 고등학생들에게는 좀더 심화된 이론 수업이나 학교 축제에 올릴 연극을 함께 준비하기도 하죠.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서 좀더 나은 연기, 수준높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방법이 뭔지 항상 고민합니다.”
행복한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라는 이 씨는 “내가 행복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하면 그런 좋은 기운이 관객들한테도 전달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 하는데 행복이 없다면 배우를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그랬다면 지금쯤 스포츠 기자를 하고 있을수도 있죠. 연기를 하다보면 힘들 때도 있어요. 2015년 광주시립극단의 ‘닥터 지바고’ 작품에 출연할 때는 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아 연기는 내 길이 아닌가 생각도 들었지만 주변사람들의 응원과 격려로 고비를 잘 넘겼어요.”
올해 이 씨는 판소리 등 국악 관련 무대에도 설 생각이다. 또 극단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축제에도 나설 계획이다.
“광주 시민들이 연극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연극배우들이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광주를 넘어 다른 지역분들도 광주연극을 많이 찾아주시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더욱 좋은 공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