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하고 깨끗한 섬, 조용한 힐링의 섬 연홍도로 오세요.”

고흥 연홍도 협동조합 사무장으로 활동 중인 최완숙(51)씨는 마을을 대표하는 ‘섬 코디네이터’다.

섬 코디네이터는 섬 주민이 직접 관광 상품을 만들고 관광객을 안내하는 특별한 관광 가이드다. 오랜 시간 마을에 거주했던 만큼 세밀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남도는 고흥 연홍도 등 16개 ‘가고 싶은 섬’에서 주민 49명에게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16명에게 자격증을 발급했다.

최씨는 2018년 자격증을 취득한 제1기 섬 코디네이터다. 3년여 동안 1박2일, 2박3일에 걸쳐 다른 마을을 견학하고, 자기 마을의 장점을 끌어내는 토론을 하는 등 교육을 받았다.

경기도 출신인 최씨는 지난 2013년 남편의 고향인 고흥에 터를 잡았다. “처음에는 그저 바다가 좋아서 왔다”는 최씨는 마을 이장, 위원장 등의 추천으로 연홍도 협동조합 사무장까지 맡게 됐다.

“내려올 때만 해도 관광 업계에서 일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막상 내려오니 주변에 연세 많으신 분들만 있어 심심했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기회를 찾다 섬 코디네이터 교육 과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연홍도는 411㎡ 면적에 109명(63세대)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거금도 서쪽 끝 선착장에서 뱃길로 3분 거리에 있다.

최씨에 따르면 연홍도는 전남도 ‘가고싶은 섬’ 사업에 힘입어 2018년 5월 관광지로서 오픈했다. 이 때부터 관광객이 늘어 지난해에만 3만여명이 찾았다고 한다.

“연홍도는 ‘지붕없는 미술관’이란 슬로건에 걸맞은 섬이에요. 1998년 폐교된 금산초등학교 연홍분교를 리모델링한 사립미술관뿐 아니라, 다양한 조형물과 미술품, 벽화가 골목 사이사이에 배치돼 있습니다. 특히 마을에서 나온 폐자재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정크아트’가 볼거리에요.”

최씨는 관광객을 섬 곳곳에 위치한 펜션, 카페, 식당 등으로 연결해 주며 관광 코스를 짜는 역할을 맡고 있다. 섬 주민만이 알 수 있는 숨겨진 비경, 주민의 생활 방식, 토속 음식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공방에서 즐기는 체험활동도 그의 역할이다. 주말 미술체험 교실에서 최씨는 마을에서 나는 재료로 향초 등 공예품 만들기를 지도한다. 지난해에는 ‘작은 비엔날레’도 열었다.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행사로, 5일에 걸쳐 미술 체험 부스, 버스킹 공연, 설치예술 공모전 등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그 전에는 지인이나 친척들만 찾아왔는데, 지금은 서울, 경상도 등에서도 많이 찾아와요. ‘연홍도가 TV에 나왔는데 너무 이쁘다. 어떻게 가느냐’는 전화를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관광객뿐 아니라 다른 섬, 마을에서도 벤치마킹하러 많이 찾아와요.”

도시에서 거주할 때는 섬 여행을 좀처럼 해보지 못했던 최씨는 이제 ‘섬 전문가’가 됐다. 최씨는 “남도 곳곳 아름다운 섬들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섬을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설물과 먹거리, 볼거리, 예술까지 풍부한 미술의 섬으로 만들어갈 거에요. 특히 젊은이들이 ‘와서 살고 싶다’고 떠오르게 하는 섬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