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챔피언스필드는 훈련 열기로 뜨거웠다.

12월, 1월은 KBO리그의 비활동기간으로 쉼 없이 시즌을 달려온 선수들이 모처럼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휴식기’지만 KIA타이거즈 선수들의 시즌은 진행형이다. KIA 선수들은 챔피언스필드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24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로 챔피언스필드 웨이트장과 실내 연습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마무리캠프 기간에도 경기장에 출퇴근했던 베테랑 최형우는 이날 오전 일찍 경기장을 찾아 개근생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쉬운 시즌을 보낸 나지완도 구슬땀을 흘리며 설욕의 2020시즌을 준비했다. 외야수 박준태와 내야수 최정민도 챔피언스필드를 지키는 성실맨이다.

박준표, 문경찬을 필두로 ‘마운드 경쟁’을 벌이고 있는 ‘92년생 동기’들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함께 보냈다.

이준영, 박동민, 이민우, 홍건희, 양승철 등 투수진과 유일한 야수인 김호령까지 92친구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했다.

2019시즌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창진과 임기영도 더 나은 2020시즌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훈련을 이어갔다.

‘예비역’이 된 내야수 박정우, 투수 김현준과 포수 한승택, 내야수 황윤호 그리고 새신랑 고영창까지 선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휴식기지만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많은 선수들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3㎏가량 감량하면서 시즌보다 날렵해진 이준영은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쉴까 생각도 했는데 나와 타협해서 야구장에 나왔다(웃음)”며 “생각보다 많은 선수가 나와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타지에서 온 ‘외지인’이지만 광주가 이들에게는 마음 편한 고향이 됐다. 12월 초 고향을 찾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온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훈련에 속도를 내면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승택은 “본가가 양평인데 3주 정도 머물다 내려와서 운동을 하고 있다”며 “형들과 하는 이야기가 ‘광주 오니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웨이트에 집중해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숙한 곳에서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하고 있는 선수들.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허리가 좋지 않아 전역 후 재활을 해왔던 김호령은 “운동을 하는 게 재미있다. 부상 없이 1군에 있는 것을 목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