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심사 소홀…농수축협 ‘도덕 불감증’
2019년 12월 02일(월) 04:50 가가
벼 판매대금 슬쩍 전무 직무정지·초과 대출 직원 감봉
광주·전남 올 견책 등 제재 10곳…솜방망이 징계 비난
광주·전남 올 견책 등 제재 10곳…솜방망이 징계 비난
농수축산인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광주·전남지역 농축협·수협이 ‘공금 횡령’ ‘대출 심사 소홀’ 등 비위로 오명을 남기고 있다.
특히 도덕적 해이로 인한 농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앙회와 지역본부가 ‘솜방방이’ 징계에 그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일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가 공개한 ‘제재내용 공시’에 따르면 올해 견책 등 제재를 받은 광주·전남지역 농수축협은 총 10곳으로 확인됐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제재를 받은 지역 농축협은 전체 46개 가운데 7곳이었다. 전국 농축협 비위 6건 가운데 1건은 광주·전남에서 이뤄진 셈이다. 수협의 경우 전체 11개 중 3개 전남지역 수협이 제재를 받았다.
광주·전남지역 농협의 경우 비위 유형별로 보면 임차보증금 확인 등 ‘업무 소홀로 인한 손실 발생’이 여수농협, 신안 압해농협, 광양 진상농협, 서광주농협 등 4곳으로 가장 많았다. 고흥농협, 광양농협 옥룡지점 등 2곳은 고객 예탁금을 가로채는 등 횡령 사실이 적발돼 뒤를 이었다. 진도 선진농협은 예탁금을 부당하게 지급정지한 사실이 올해 2월 국민신문고에 제기돼 지난 8월 견책조치를 받았다.
중앙회와 지역본부는 강력한 대처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내놓기 보다는 ‘솜방망이’ 징계에 그치는 형편이다.
올해 농협 광주·전남본부 소속 지역농협에 내려진 제재 조치는 감봉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견책 10명이 뒤를 이었다.
담보물 채권을 소홀히 확인하면서 3억2756만원의 손실을 부른 여수농협 직원과 담보물건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겠다는 채무자의 말만 믿고 초과 대출하면서 3억2633만원의 피해를 입힌 서광주농협 직원 등은 감봉 1~2개월 조치로 마무리됐다.
고객의 돈을 횡령한 고흥농협과 광양농협 옥룡지점 등 직원 2명은 징계해직 조치를 받았다. 고흥농협 직원은 지난해 1월부터 연말까지 86차례에 걸쳐 고객 예탁금 8778만원을 가로챘고, 광양농협 직원은 올해 3~4월 금고 속 현금 묶음을 부족하게 묵는 수법 등으로 시재금 3900만원을 횡령했다.
수협 전남지역본부 소속 지역수협은 경고 조치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징계면직 1명, 감봉 2명, 변상 2명, 주의 2명, 징계 1명이 뒤를 이었다.
전남동부수협은 대출 부실 심사와 감사 미실시로 지난 5월 같은 날 3건에 대한 징계를 한꺼번에 받았다. 여수수협은 4급 직원이 고객 예탁금 계좌 등에서 53차례에 걸쳐 5억4184만원을 무단 인출 횡령하면서 징계면직 처리됐고, 관리를 소홀히한 임원은 감봉·경고 조치를 받았다. 강진군수협 2급 직원(부장급)은 지난 2017년 11차례에 걸쳐 공익신고자의 계좌를 무단으로 조회해 징계를 받았다.
중앙회 측의 공식 제재 외에도 연말 조직 기강이 느슨해지면서 지역에서는 잇단 비위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조합원 2300여 명을 거느린 영암낭주농협의 현 전무(55)는 2018년산 벼 판매대금 2100만원을 서너 차례에 걸쳐 횡령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낭주농협 측은 지난 11월19일 해당 전무를 직무정지한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광주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지역본부와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혀왔다. 해당 전무가 피해액을 변상했다는 이유로 지난 26일 열린 대의원총회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 등 쉬쉬하면서 내부적으로 빈축을 사왔다.
이재면 낭주농협조합장은 “이번 횡령사실로 조합원들에게 큰 실망을 줘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조합감사위원회와 지역본부 검사국의 감사 절차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3·13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전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한 판결과 처벌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법은 1500여 명의 조합원에게 자신의 사진과 공약 문구가 담긴 화상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농협 조합장 A(63)씨에게 벌금 80만 원을 최근 선고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광주축협 전임 조합장 시절인 지난해 2월 비상임이사 선거를 앞두고 돈을 받은 대의원들에게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올해 9월 부과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농·축·수협 임직원의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 중대 범죄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나, 고발조치는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지고 대부분 자체 징계로 종결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임직원 중대 범죄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특히 도덕적 해이로 인한 농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중앙회와 지역본부가 ‘솜방방이’ 징계에 그치고 있어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1일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가 공개한 ‘제재내용 공시’에 따르면 올해 견책 등 제재를 받은 광주·전남지역 농수축협은 총 10곳으로 확인됐다.
광주·전남지역 농협의 경우 비위 유형별로 보면 임차보증금 확인 등 ‘업무 소홀로 인한 손실 발생’이 여수농협, 신안 압해농협, 광양 진상농협, 서광주농협 등 4곳으로 가장 많았다. 고흥농협, 광양농협 옥룡지점 등 2곳은 고객 예탁금을 가로채는 등 횡령 사실이 적발돼 뒤를 이었다. 진도 선진농협은 예탁금을 부당하게 지급정지한 사실이 올해 2월 국민신문고에 제기돼 지난 8월 견책조치를 받았다.
올해 농협 광주·전남본부 소속 지역농협에 내려진 제재 조치는 감봉이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견책 10명이 뒤를 이었다.
담보물 채권을 소홀히 확인하면서 3억2756만원의 손실을 부른 여수농협 직원과 담보물건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겠다는 채무자의 말만 믿고 초과 대출하면서 3억2633만원의 피해를 입힌 서광주농협 직원 등은 감봉 1~2개월 조치로 마무리됐다.
수협 전남지역본부 소속 지역수협은 경고 조치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징계면직 1명, 감봉 2명, 변상 2명, 주의 2명, 징계 1명이 뒤를 이었다.
전남동부수협은 대출 부실 심사와 감사 미실시로 지난 5월 같은 날 3건에 대한 징계를 한꺼번에 받았다. 여수수협은 4급 직원이 고객 예탁금 계좌 등에서 53차례에 걸쳐 5억4184만원을 무단 인출 횡령하면서 징계면직 처리됐고, 관리를 소홀히한 임원은 감봉·경고 조치를 받았다. 강진군수협 2급 직원(부장급)은 지난 2017년 11차례에 걸쳐 공익신고자의 계좌를 무단으로 조회해 징계를 받았다.
중앙회 측의 공식 제재 외에도 연말 조직 기강이 느슨해지면서 지역에서는 잇단 비위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조합원 2300여 명을 거느린 영암낭주농협의 현 전무(55)는 2018년산 벼 판매대금 2100만원을 서너 차례에 걸쳐 횡령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낭주농협 측은 지난 11월19일 해당 전무를 직무정지한 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광주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지역본부와 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혀왔다. 해당 전무가 피해액을 변상했다는 이유로 지난 26일 열린 대의원총회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 등 쉬쉬하면서 내부적으로 빈축을 사왔다.
이재면 낭주농협조합장은 “이번 횡령사실로 조합원들에게 큰 실망을 줘서 안타까울 뿐”이라며 “조합감사위원회와 지역본부 검사국의 감사 절차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3·13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전 발생한 불법 행위에 대한 판결과 처벌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법은 1500여 명의 조합원에게 자신의 사진과 공약 문구가 담긴 화상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된 광주 모 농협 조합장 A(63)씨에게 벌금 80만 원을 최근 선고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광주축협 전임 조합장 시절인 지난해 2월 비상임이사 선거를 앞두고 돈을 받은 대의원들에게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를 올해 9월 부과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농·축·수협 임직원의 금품수수, 횡령·배임 등 중대 범죄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나, 고발조치는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지고 대부분 자체 징계로 종결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임직원 중대 범죄행위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