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사는 50대 김경화(가명·여) 씨는 매주 월요일 아침 ‘온비드’에서 부동산 물건 정보 검색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2년 전, 온비드에서 땅을 구입한 게 계기가 됐다. 퇴직하면 전원생활을 하고자 부동산을 찾던 중 원하던 평수·거리·가격 등이 적절한 국유 토지가 나왔다. 최저 입찰가격에 7.68%를 올려 입찰에 참가했고, 낙찰됐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이었다. 성공담을 지인들에게 알렸고, 지금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좋은 물건을 추천한다.

전두환 자택, 순금 100돈, 굴착기, 벤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라인 공매 서비스 ‘온비드’에서 인기를 끈 물건들이다. 온비드에는 부동산에서부터 자동차, 기계장비, 골프장회원권, TV, 컴퓨터, 명품시계 등 없는 게 없다. 가격대도 만원대에서부터 수조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잘 뒤져보면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28일 캠코에 따르면 온비드 공매는 경매보다 쉬워 알뜰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 세금체납 압류재산 매각, 국·공유 재산 임대 및 매각, 이용기관 재산 등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국가·지자체·공공기관·금융회사 등이 매각을 추진하는 재산은 권리분석이나 명도의 부담이 없어 초보자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다.

온비드 입찰 참가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9만명에 달했다. 관심이 높은 물건은 자동차와 부동산이다. 지난해 전체 물건 가운데 자동차·기계장비 비중이 43%를 차지했다. 이어 부동산 매각(29%)과 임대(18%), 물품(8%) 순이었다. 자산유형별로 경쟁률도 자동차·기계장비가 8.1대 1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 매각(5.8대1), 부동산 임대(2.7대 1), 물품(2.6대 1)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을 용도별로 보면 대지의 경쟁률이 3.26대 1로 가장 높고, 아파트의 경쟁률이 3.08대 1로 뒤를 따랐다. 가격 분포는 1억원 이하가 56%를 차지했고 이 중 1000만원 이하도 17%나 됐다. 소액으로 지주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자투리 국유지를 6000만원(감정가 1억1000만원)에 구입한 뒤 대지가격까지 총 3억원에 집을 지어, 전세값으로 내집 마련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온비드의 역대 최고 매각금액은 2014년 10조5500억원에 거래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다. 최고 경쟁률 물건은 2018년 대전도시공사가 분양한 갑천3블록 트리풀시티 분양아파트 잔여세대로, 3세대에 2만7715명이 몰려 92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동차 경쟁률도 높다. 올해 기아차 중형화물 봉고III(4륜구동, 2902cc) 공매에는 168명이 몰렸다. 낙찰가는 870만원이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던 관용차의 경우 운행 거리에 비해 관리 상태가 좋아 인기다. 온비드는 대부분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을 따르는데, 소액으로 낙찰받을 수 있는 물건도 많기 때문에 젊은 연령층에서도 관심이 높다.

온비드 앱을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으로도 물건 검색은 물론 입찰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스마트 온비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더욱 이용이 늘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스마트 온비드 회원수는 8만4627명으로 이 가운데 20대 이하 회원 비중은 17%다. 30대, 40대는 각각 30%, 32% 비중을 차지했다.

공매는 경매와 달리 부동산 매각 외에 임대 물건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연간 임대료 1000만원 이하인 물건은 지난해 61%로, 적은 자본으로 창업에 도전하는 기회를 찾아볼 수 있다. 공매를 통한 임대는 권리금이 없고, 임대기간이 보장돼 임대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창업자에게 유리하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