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항쟁 당시 모습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2005년 10월 께 옛 전남도청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의 설계 초안이 공개됐다. 옛 전남도청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모습으로 복원될 예정인 가운데 ‘설계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려 최후 항쟁지인 옛 도청의 원형을 살리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도청 건물에서 발견된 다수의 탄환 흔적 또한 내년께 전문 업체에 의뢰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당시 계엄군이 자행한 만행과 학살이 명료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면>

문화체육과광부는 27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 회의실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공사 설계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설계 방향과 추진 일정, 추진 방향 등을 발표했다.

이번 착수보고회에는 5월 단체와 오월어머니회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복원공사를 전담한 ISP건축사 사무소 관계자가 설계 방향을 비롯해 추진 일정, 설계내용 등을 설명했다.

설계의 기본 방향은 5·18 관련 단체와 지역민 의견을 반영해 80년 5월 당시 원형 복원을 원칙으로 하되 향후 추가 복원이 용이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밀안전진단 및 구조보강방안에 따른 구조를 검토하고 장애인, 노인 그리고 임산부 등의 접근에 따라 편의시설을 보강하는 데도 역점을 뒀다. 이 같은 전제는 복원사업 개념이 저해되지 않는, 다시 말해 현행 법령에 위배되지 않아야 하며 향후 유지보수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데 방점이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옛 도청은 7460.33㎡ 규모로 본관 및 별관을 비롯해 모두 6개 건물과 주변이 복원된다. 예정공사비는 211억2000만원으로 건축, 토목, 전기, 기계, 소방, 통신, 철거, 폐기물 처리 등에 대한 제반 비용이다. 전시 콘텐츠 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설계기간은 2020년 9월 25일까지 착수일로부터 330일간이며 공사 범위는 1단계(철거 및 복원)와 2단계(철거 및 복원)로 나뉜다. 1단계는 방문자센터와 미디어 월 철거, 도경찰국을 비롯한 민원실, 도청 회의실 복원 및 연결통로 개축과 도경찰국 앞마당과 회의실 측면 기념공간 조성이 포함됐다. 2단계는 도청본관과 별관, 상무관 복원 및 연결통로 개축, 전면 지하 엘리베이터 철거, 도청본관 앞마당 및 상무관 추모공간 조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부적인 계획에 따르면 도청 본관은 중앙에 설치된 화장실, 승강기실, 공조실, 장비실 및 전시시설은 전면 철거되고 원형 복원된다. 또한 도청 회의실(좌측), 도청 별관(우측)에는 철거된 연결통로를 사무실·복도로 복원한다. 전면 철거된 별관의 4개층은 복원을 원칙으로 하되 전당으로 진입하는 2개층은 현행대로 존치한다. 도청 회의실은 전기 통신 등 일부 설비 시설을 존치하면서 내부 칸막이를 복원하며 연결통로 부분은 도청 본관(우측면), 경찰국 민원실(배면)은 복원하되 경찰국 민원실은 전체 복원할 예정이다.

80년 항쟁 당시 가장 많이 훼손된 경찰국 본관은 방문자센터 철거 후 경찰국 본관 출입구 캐노피 등을 원형으로 복원한다. 이에 따라 건물 좌우측 승강기 화장실은 철거되며, 중앙부는 승강기실을 신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비교적 훼손이 덜 된 상무관은 일부 변형된 부분만 공사를 진행하고 마감재 등을 원래의 상태로 되될린다는 복안이다.

용역사 관계자는 “복원추진단을 통해 항쟁 당시 건물의 내·외부 사진을 수집해 이를 토대로 복원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향후 복원 계획은 내년 10월경 공사 발주, 2022년 12월경 복원공사가 완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도형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장은 “이번 설계 초안은 기본적으로 훼손되거나 손상된 건물을 가급적 원형으로 되살리는 부분과 민주주의의 상징성과 가치성을 영구적으로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설계안이 확장된 것이 아니라 5·18단체와 시민단체,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