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대표 쌀 품종으로 육성하고 있는 ‘새청무’의 우수성이 입증되면서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종자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농협 전남지역본부와 전남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내년에 사용될 목적으로 생산된 새청무 종자는 농협과 도기술원이 계약재배한 500t과 전남 7개 시·군이 자체 증식한 200t 등 총 700t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 새청무 종자 생산량은 내년 전남지역 종자 수요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도기술원이 예측한 것처럼 새청무 재배면적이 전남지역 전체 벼 재배지(15만4000㏊)의 30%에 달한다고 가정하면 3200여t의 종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상 농가는 1㏊ 당 70~80㎏의 종자를 사용한다. 올해는 농협이 5475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면서 전체 벼 재배지의 10%에 달하는 1만5000㏊에서 새청무가 생산됐다.

2021년 ‘새청무’ 생산 전망도 밝지는 않다. 내년에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청무 종자는 국립종자원 전남지원 생산량 1000t과 농가가 자율적으로 교환해 생산한 1000t 등을 합쳐 2000t에서 많게는 3000t이다. 하지만 2021년 전남지역 새청무 예상 재배 면적이 전체 농경지의 절반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7000t의 종자가 필요하다.

종자 부족 상황에 대해 전남도기술원은 현재로서는 농가끼리 스스로 종자를 나눠 파종하는 ‘자율 교환’ 형식의 공급 확대가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농가의 자율적 해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다른 지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종자 공급률 때문이다.

쌀 주산지인 전남 지역은 고품질 벼 종자 수요가 높으나 정선시설이 부족해 현재 종자 공급률이 43.5%에 머무르고 있다. 90%대인 다른 지역 공급률에 크게 못 미치고 전국 평균 58%도 밑돌고 있다.

대규모 종자 공급은 더디지만 새청무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생산된 ‘새청무’를 공공비축미로 매입하는 지자체는 강진군 단 한 곳이었지만 내년 매입품종으로 결정한 지자체는 경남 거제와 광주를 포함한 11곳으로 늘어났다. 공공비축미 품종은 농민단체와 지자체가 협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새청무’를 사들이겠다는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청무와 새누리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중만생종 ‘새청무’는 올해 세 차례 태풍을 겪으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새청무는 지난 9월부터 ‘링링’ ‘타파’ ‘미탁’ 등의 태풍을 거쳤음에도 벼 쓰러짐과 수발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수발아 및 병해충에도 강하고 밥맛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10a(1000㎡) 당 생산량은 560㎏으로 전북 ‘신동진’(596㎏) 보다는 낮지만 경기 ‘추청’(453㎏), 강원 ‘오대’(481㎏) 보다 높다.

농협 전남본부 관계자는 “도기술원이 개발한 ‘새청무’ 종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전남쌀 대표품종 생산자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12개 농가와 종자용 새청무를 계약재배했으며 내년에는 그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정부에서 종자를 공급하는 ‘정부 보급종’ 등재를 1년 앞당겨 2021년부터는 안정적인 종자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