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산구 보문고에서 발생한 ‘여고생 몰카 사건’의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이 여전히 함께 학교에 다니는 등 광주시교육청의 학내 불법 촬영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징계 조치를 받은 광주시교육청 교원은 총 2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의회 이경호(민주·북구2) 의원은 11일 시의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위원회의 광주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대부분 몰카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건 이후에도 같은 학교 울타리 내에서 생활하고 있다”면서 “피해자의 수치심과 충격에 대한 고민을 찾아 볼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시교육청이 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초등학교 1건, 2018년 중학교 3건, 고등학교 1건, 2019년 고등학교 2건 등 총 7건의 학내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유형을 살펴보면, 대부분 학생과 학생인 경우가 많았고 학생이 교사를 상대로 촬영하거나 반대로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가해학생에 대한 처분은 특별교육, 서면사과, 보호자 특별교육이 대부분이었고 전학조치는 2건에 그쳤다.

실제, 시교육청이 의회에 보고한 ‘보문고 사안접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보문고에서 발생한 학내 불법촬영 사건의 경우 가해 학생은 출석정지 5일 처분을 받은 뒤 현재까지 피해학생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고 있다.

당시, 가해학생은 이동수업 중 본인의 자리에 앉은 여학생의 신체를 미리 설치해 둔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피해학생에게 적발됐다.

하지만 보문고는 “피해학생이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가해학생이 단순한 성적 호기심에 저지른 행위였다고 진술했다”며 전학 조치가 아닌 출석정치 처분을 내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은 계속 한 학교에 다니게 됐다.

또 김나윤(민주·북구6) 의원은 이날 “교육청의 성인식 교육이 진행되고 있고, 성인식 개선팀까지 만들었지만 광주지역 학교의 성비위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성비위와 음주, 실정법위반 등은 학생들에게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어야 할 교사의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게 만들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교원징계 현황’자료에 따르면 성비위 31명, 음주운전 관련 63명 등 총 231명이 징계를 받았고, 그 중 파면, 해임과 같은 중징계가 2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폭행, 절도, 도박 등 실정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교원도 63명으로 전체 대비 3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