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송전손실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인 ‘초전도 케이블 송전’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했다.

한전은 5일 경기도 용인시 흥덕 에너지센터(변전소)에서 초전도 송전 상용화 사업 준공식을 개최하고 차세대 전력송전 기술을 소개했다.

초전도 케이블은 기존 구리 도체를 전기저항이 없는 초전도체로 대체한 케이블이다. 송전손실이 기존 케이블의 10분의 1 수준인 데다 송전용량은 5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어 전력업계에서는 ‘꿈의 송전망’이라 불려왔다. 선로 증설이 어려운 대도시나 과부하로 교체가 필요한 선로에 적합하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이번에 준공된 23㎸ 50㎹A 초전도 송전 시스템은 신갈∼흥덕 에너지센터 간 약 1㎞ 구간에 초전도 전력 케이블을 활용한 송전기술을 적용해 상용화한 것이다. 지난 7월 시험운전을 했고 준공식 이후 11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사업비는 150억원이 들어갔고 LS전선이 제작과 시공을 맡았다.

이 사업을 통해 한국은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행한 백서에 ‘세계 최초 초전도 상용국가’로 등재됐다.

또 한전의 지원을 통해 초전도 소재를 중소기업인 ㈜서남(경기 안성)이 100% 국산화했다. 초전도 소재는 일본 전략물자로 분류돼 왔다.

한전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초전도 전력기술 개발 선행 국가보다 늦게 연구개발에 뛰어들었지만, 2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설계부터 시험, 생산, 설치, 운영까지 전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세대 초전도 응용기술개발 사업은 지난 2001년 정부의 ‘초전도분야 기초과학기술 육성정책’을 통해 첫발을 내디뎠다.

또 “도심지 내 에너지센터 간 전력공급능력을 공유해 설비 이용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초전도 전력기기 기술 개발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전에 따르면 전압·용량·거리 3요소로 평가되는 초전도 기술력 부문에서 우리나라(제주)는 2016년부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2위로 뒤를 이었고 3위는 일본이다.

앞으로 한전은 세계 최초 154㎸ 초고압 초전도 송전 상용화 사업과 23㎸급 3상 동축형 초전도 케이블을 적용한 초전도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소재·부품·장비의 자립화를 넘어 글로벌화 추진을 발표한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미래 핵심기술인 초전도 분야가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한국이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향후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초전도 분야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하는 등 초전도 산업 선순환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