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다음 달 말로 다가오면서 광주·전남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개혁안을 내년 총선에 적용하면 광주·전남에서는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네 개의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의석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지난 8월 29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 의석을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돼 인구 하한선(15만 3560명)을 적용하면 국회의원 의석수는 광주가 8석에서 6석으로, 전남이 10석에서 8석으로 줄게 된다. 인구 하한선이 무너지는 지역구는 광주 동남을과 서구을, 전남 여수갑과 여수을 등이다. 전북 역시 10석에서 7석으로 감소해 호남에서만 7석이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선거구 개편 때마다 호남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은 인구 감소 탓이다. 광주시의 경우 지난 2015년 151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해 2035년엔 146만 명으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역시 인구 감소로 개정 선거제를 적용하면 5개 이상의 지자체가 한데 묶이는 ‘공룡 선거구’가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일정을 고려하면 다음달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가능하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문제는 설사 이번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광주·전남은 인구 감소로 인해 언제든지 선거구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회의원 의석수 감소는 지역의 정치적 위상 하락과 입지 축소로 이어진다. 또 다수의 지역이 한 선거구로 묶일 경우 지역 대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지역 정치권은 자치구 간 경계 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 선거구 축소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