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90주년 기념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그 역사적 위상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등 교과서에는 관련 내용이 통째로 빠지거나 부정확하게 서술되고 있는가 하면 유공자 숫자도 실제 참가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민족 차별의 식민지 교육에 반대한 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시작돼 이듬해 3월까지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뻗어나간 학생 주도의 항일 시위였다. 3·1 운동과 6·10 만세운동과 더불어 3대 항일운동으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초등 교과서에는 관련 내용이 단 한 줄도 실리지 못하고 있다. 중등 역사교과서 역시 조선총독부 자료를 인용해 194개 학교가 참가했다고 서술하고 있지만, 광주시교육청이 지난 2006년 학계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국내외 320개 학교가 참여했던 것으로 판명됐다. 신속한 정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학생 운동 계열 독립유공자는 지난해 436명에서 올해 521명으로 늘어났다. 정부가 유공자 기준을 ‘퇴학·제적’까지 넓힌 덕분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5만4000여 명이 참가해 1600명이 넘게 검거됐고 2900여 명이 퇴학·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것에 비하면 유공자 지정 숫자가 턱없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학적부가 남아 있는 학교가 55개에 그치는 등 자료가 부족한 탓이다.

학생독립운동은 한동안 정확한 실태 파악과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지역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숭고한 독립운동 정신을 제대로 이어 가기 위해서는 역사 자료 정비와 치밀한 연구를 통해 전국 규모의 운동으로서 역사적 위상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초·중등 교과서에 서술 비중을 늘리고 체계적인 선양 사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