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에 올 여름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8월 말까지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폭염 주의보와 경보를 넘나들며 연일 계속되는 찜통 더위 때문에 열 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까지 발생한데다, 독성을 가져 쏘이거나 물리면 목숨이 위험한 벌과 뱀의 활동이 많아져 야외활동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광복절인 15일 비가 오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고 다음주(19~25일)는 30∼33도로 분포해 이번 주에 비해 2도 가량 덜 더울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남은 8월 한달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무더위는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고령화 지수가 높은데다 전남은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이라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광주·전남에서는 43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중 6명이 숨졌다.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시원했던 7월과 늦게 찾아온 폭염으로 인해 방심한 탓에, 8월 초순에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폭염이 약간 누그러지자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논밭에 나가 일하는 노인들이 늘면서 온열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질병관리 본부에 따르면 여름 더위가 시작된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3일까지 광주·전남에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광주 30명·전남 159명(사망3명)으로 총 189명이다. 전국적으로는 1577명(사망 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지역 지자체들은 낮시간대 온도가 30도가 넘으면 노인들이 농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현장 홍보활동과 함께 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노인들은 추석이 가까워지면 습관적으로 논밭에 나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마을단위에서의 대책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벌의 활동이 왕성해져 벌 쏘임 사고가 늘어나고, 뱀이 시원한 곳을 찾아 건물 안까지 들어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16년 여수에서 벌초작업을 하던 50대가 벌에 쏘여 사망하는 등 추석 전 벌초객이나 성묘객들의 주의도 필요하다. 벌 쏘임 환자는 연간 1만 4000여 건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8·9월에 집중돼 있다.

기상전문가와 내과 전문의들은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도 한낮에는 에어컨 등 냉방장치로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폭염이 끝물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안심 단계는 아니다. 농작업은 삼가되 불가피하더라도 반드시 낮시간대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