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 ‘김복동’

이동환 작 ‘장준하’

이동환 작 ‘장준하’

‘의열단 항일의 불꽃’과 ‘광복군 갔다고…’

‘의열단 항일의 불꽃’과 ‘광복군 갔다고…’

다큐와 극영화, 음악 그리고 책에 이르기까지. 1919년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올해 광복절을 맞아 문화예술, 출판계 등에서 ‘독립’의 열기가 뜨겁다.

일본군과의 전투를 다룬 ‘봉오동 전투’, 그들의 만행 ‘위안부’의 사실을 밝히는 ‘주전장’, 사죄하지 않는 일본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투쟁의 기록 ‘김복동’ 등 일제와 맞서는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연일 인기를 끌고 있다.

1920년 6월 봉오동 골짜기로 일본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거둔 독립군의 동명 전투를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가 연일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영화관은 ‘독립군의 투쟁’을 보러 온 관객으로 야간에도 붐볐다. 실존 인물의 기록을 토대로 만들어진 황해철, 이장하 등 인물을 통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이름 없는 수많은 독립군의 이야기를 풀어낸 이 영화는 개봉 4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해 현재(14일 기준) 240만여명의 관객을 만났다.

영화는 민가를 습격해 어린아이까지 남김없이 죽이고, 장난치듯 민간인들을 유린하다 웃으며 사진을 찍는 등 일본군의 만행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수적으로도 압도적 우위에 있는 일본군과 숲 속, 절벽 끝, 험준한 산비탈에서 아슬아슬하게 맞서는 긴박한 전투 장면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고 극에 몰입했다.

특히 수십명의 독립군이 힘을 합쳐 일본군에 반격을 가하는 결말부의 연출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나왔으며, 뼛가루 속에 묻혀 있던 태극기를 흩날리는 장면은 ‘독립 투사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우리나라’라는 상징성과 함께 벅찬 감동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각 캐릭터가 가진 저마다의 사연이 돋보였다. 일본군에게 죽은 동생을 기리는 마음부터 엄마와도 같던 누나가 남긴 당부, ‘어쩌다 보니’ 독립군이 된 경우까지 각양각색의 사연은 ‘어제의 농민이 오늘의 독립군이 될 수 있다’는 작품의 큰 물줄기를 오롯이 보여줬다.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3년에 걸쳐 대한민국·미국·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일본의 ‘위안부’ 관련 역사 왜곡 뒤에 숨은 일본 내각의 의도를 파헤친 영화 ‘주전장’도 광주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일본 측을 따라 한국을 비난하는 미국인 ‘수정주의자’, ‘일본 회의’ 대표의원,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글렌데일 전 시장 등 국적, 진영을 가리지 않고 진행한 30여명의 인터뷰와 각종 사료들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논리적인 반론으로 일본 극우세력들의 주장을 파훼하고 교과서 검열, 언론 통제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덮고자 하는 그들의 의도를 밝혀낸다.

1992년 국내 최초로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도 개봉 7일만에 3만7000여명의 관객수를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며 상영되고 있다.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 사과 촉구 운동을 해 온 상징적인 인물인 김 할머니가 여성인권운동가이자 평화운동가로서 92년부터 올해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과 투쟁한 27년 동안의 여정이 담긴 영화로, 광주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의 062-224-5858.

영원한 광복군이자 시대의 ‘등불’ 고(故) 장준하(1918~1975) 선생의 자전적 수기 ‘돌베개’의 내용을 연작 판화로 풀어낸 이동환(52) 작가의 개인전 ‘가슴에 품은 돌베개’전이 9월2일까지 은암미술관에서 열린다.

‘돌베개’는 장준하가 1944년 일본군을 탈출, 임시정부 광복군에 투신하기까지 6000리 대장정의 기록을 담은 책으로, 이 작가는 ‘돌베개’의 내용을 135점의 목판화 작품으로 풀어냈다. 전시장에 만나는 작품들에는 일일이 연필로 책의 내용을 적어두었으며, 135점의 원판도 전시돼 있다. 문의 062-226-6677.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15일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여덟번째 싱글음반 ‘어 뉴 로드’(A New Road·새로운 길)를 발표했다. 임형주는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에서 영감을 얻어 음반 제목을 붙였다”고 말했다.

음반에는 윤심덕의 ‘사의 찬미’가 타이틀곡으로 수록됐으며 안익태의 애국가에 앞서 임시정부 시절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에 가사를 붙여 불렸던 ‘독립군 애국가’, ‘희망가’도 담겼다.

출판계에서도 광복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관련 책들의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 펴낸 ‘의열단, 항일의 불꽃’은 창단 배경부터 해방 이후 남북으로 갈렸던 의열단에 관한 기록을 담았다. 책에는 창단 당시 명시한 ‘죽여야 할 일곱 대상’과 ‘다섯 가지 파괴 대상’부터 일제 수탈기관 폭파, 일왕 거주지 폭탄 투척, 밀정과 변절자 암살 등 의열 투쟁의 기록과 법원의 심문조서 내용이나 재판 기록 등 세세한 정보가 담겼다.

정만진 소설가가 펴낸 ‘소설광복회’는 ‘1910년대 항일 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단체’인 ‘대한광복회’의 결성과 활동을 다룬 작품이다. 소설은 판사 시험에 합격하지만 스승이 의병 전쟁 중 전사하는 것을 보고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박상진과, 한국 진위대에서 복무하던 중 해산 조치로 인해 산남의진에 들어 활약하는 우재룡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광복군안영희선양사업위원회가 발간한 ‘광복군 갔다고 말 전해 주소’도 주목할 만한 책이다. 제목은 안영희 지사가 생전에 불러주곤 했다는 ‘광복군 아리랑’의 한 구절이다.

1925년 신의주에서 태어난 안영희는 엄혹한 일제강점기에 중국을 떠나 중국에서 광복군이 되었다. 그의 삶은 고향을 떠나 중국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독립을 위해 애쓴 여성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