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사 매출 70~80%가 일본기업과 미국 소재 일본기업인데, 발주를 미루는 등 이상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부품·장비는 대체할 수 있지만 바이어의 오더가 끊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광주 금형 제조기업 A사>

#2 국내 공작기계 업체에 100%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들여오는 공작기계 핵심부품인 수치제어반 수급이 어려워지면 회사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전남 오일펌프 제조업체 B사>

#3 일본 광학렌즈를 성형 가공해 정밀금형업체에 납품하는데, 국내외에서 대체 조달하기 힘든 부품이다. 전략물자에 해당돼 안전 재고 확보 또는 우회 수입경로를 타진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 검토 등 다각도로 방법을 찾고 있다.

<광주 광학기기 제조업체 C사>



광주와 인근 전남지역 제조·무역업체 2곳 중 1곳 가량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4일 광주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지역 제조·무역업체 122곳을 대상으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영향과 대응 계획에 대한 의견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5.1%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매우 부정 4.1%, 부정 41.0%)이라고 답했다. 54.1%는 “별다른 영향 없을 것”이라고 했고, 0.8%는 자사 제품으로 일본산 대체가 가능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일본 부품·소재·장비를 사용하는 기업(75개사) 중에서는 57.3%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매우 부정 4.0%, 부정 53.3%)이라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기계(64.3%)와 철강·금속가공(63.6%), 금형(54.5%) 순으로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기계 업종은 공작기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수치제어반과 자동화설비용 PLC 등 핵심 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데다, 일본 전략물자 리스트에 있는 품목들이 많고, 철강·금속과 금형은 내수 투자 위축과 일본 수출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자사 제품의 일본 수출 부정적 영향’(32.7%), ‘원청기업의 발주 또는 투자 위축 우려’(29.1%), ‘재고 확보 및 대체 부품·소재 조달 비용 부담과 공정 적응 애로’(21.8%), ‘일본이 독점하는 부품·소재·장비의 대체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14.5%) 등을 꼽았다.

부정적 영향을 언급한 업체들은 대응 계획으로 ‘대체재 조달’(29.1%), ‘공정 변경’(21.8%) 등을 제시한데 반해 27.3%는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다.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기업들은 ‘일본산 부품 소재와 장비 사용이 거의 없기 때문’(71.2%), ‘국산화 수준이 높아 대체할 수 있기 때문’(16.7%) 등을 들었다.

정부 지원 대책으로 ‘부품·소재·장비 수급 안정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38.5%),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 지원’(31.7%), ‘규제 특례조치 확대’(13.2%), ‘피해기업 긴급 경영안정 자금 지원’(10.7%), ‘피해기업 납세 유예 지원’(5.9%) 등을 들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교적 대응을 통한 출구 마련’(35.2%), ‘첨단 부품·소재 국산화’(30.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지역기업의 일본 수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며 “수출규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부는 외교적 해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지자체와 유관기관, 연구기관 등은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지원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