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마라톤·딸은 스키…“피는 못 속이나봐요”
[광주일보 ‘너릿재 옛길 마라톤 대회’ 공동 개최 마라톤 세상 이영애 대표 모녀]
이영애씨, 각종 대회 섭렵한 실력파…마라톤 저변 확대 노력
첫째딸 임애지씨는 복싱·둘째 임가을 양은 크로스 컨트리 기대주
2019년 08월 14일(수) 04:50

이영애 마라톤 세상 대표와 딸 임가을양.

‘모전여전’(母傳女傳) 체육인 가족이다.

지난 11일 화순 너릿재 일원에서는 광주일보사와 마라톤 세상이 개최한 ‘8·15광복절 기념 제5회 너릿재 옛길 혹서기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전국의 마라토너들의 열기로 뜨거웠던 이날 눈길을 끄는 모녀가 있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분주했던 이영애(47) 마라톤 세상 대표와 묵묵히 엄마의 일을 도운 임가을(상지대관령고 3년)이 그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마라톤계에서는 소문난 인물이다.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실력을 쌓은 이씨는 지난 2002년 아예 마라톤대회 기획사를 차리고 마라톤 저변 확대에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임애지의 엄마’로도 불렸다.

임애지(한국체대 2년)는 2017년 11월 세계 여자 유스 복싱선수권대회 60㎏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 복싱의 기대주다.

당시 임애지의 금메달은 1985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제3회세계주니어복싱선수권대회 황경섭 이후 유스급(청소년부)에서 32년 만에 나온 귀한 메달이었다.

여자선수로는 청소년, 성인 무대 통틀어 최초였다.

임가을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언니의 뒤를 이어 태극 마크를 노리고 있다.

임가을은 지난 8일 열린 제23회 대한스키협회장배 전국롤러스키대회 여자고등부 클래식 10㎞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롤러스키에서 실력을 발휘한 임가을의 원래 종목은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엄마의 영향을 받아 육상선수로 시작했던 두 딸은 복싱과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휴가를 받아 잠시 고향을 찾은 임가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저녁에 산책하는데 엄마가 뛰는 것 좋아하냐고 물어보셨다. 그리고 다음 날 나도 모르게 전학을 보내셨다(웃음)”며 “운동을 했는데 재미있었다. 힘들다고 하면 엄마가 그만두라고 할까 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육상과 스키를 번갈아 가면서 했던 그는 스키에 흥미를 느껴 지금의 길을 가게 됐다. 화순초를 졸업한 임가을은 전남체중에서 아예 대관령중으로 전학을 가 스키에 빠졌다. 상지대관령고로 진학한 그는 홍순철 감독의 지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언니는 든든한 친구이자 멘토이다.

임가을은 “언니랑 운동 스타일이나 장점은 다르다. 서로 운동하면서 힘든 부분을 털어놓고 위로도 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고도 해준다”며 “다른 지역에 살기도 하고 언니는 하계 종목이도 나는 동계 종목이라서 서로 만나고 노는 게 쉽지 않다. 우선 언니랑 같은 대학을 가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또 “아직 학생이고 용돈을 받고 지내는데, 멀리 떨어져서 지내다 보니까 엄마가 많이 안쓰러워하신다.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바로 다 보내주셔서 말을 쉽게 못 할 정도다”며 “더 열심히 해서 국가대표도 하고 가족들에게 받은 걸 돌려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표는 “두 딸이 즐겁게 운동하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건 부상이다”며 “최고의 자리에만 있다가 부상을 입으면 만년 2등이었던 사람이 자동으로 1위가 되기도 한다. 부상 없이 끝까지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몸 관리 잘해서 아프지 않고 꾸준히 하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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