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자동차공장 합작법인 설립을 앞두고 잡음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광주시가 5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합작법인에 투자하는데 이어, 추가로 300억원 이상의 보조금(투자 인센티브) 지원계획을 시의회에 보고하자 ‘집행부가 의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대규모 예산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의회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동차공장을 이끌어갈 합작법인 이사회(이사 3인)에 노동이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등을 들어 ‘노사상생형 일자리’라는 당초의 취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결국엔 주주들 이익만 극대화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 5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 합작법인 설립 관련 투자 인센티브 지원 계획을 보고했다. 광주시 투자유치촉진조례 등에 따라 합작법인을 신규 유치 기업으로 보고, 실제 투자 규모의 10%에 상응하는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광주시가 투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토지비 1391억원(빛그린산단 18만3000평, 평당 76만원), 차체·도장·의장공장·부대건축물 등 건물 건립비 2008억원, 생산설비 구축비 1652억원 등 실제 투자비 총액 5051억원을 토대로 계산하면 보조금 성격의 인센티브는 500억원 규모다.

광주시는 올 1월 현대차와의 투자협약 당시 보조금 지원 계획을 공개한 바 있으며, ‘300억원 이상의 투자 인센티브를 기업에 지급할 경우 시의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관련 조례에 따라 동의안 송부에 앞서 시의회에 사전 보고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부 산건위원은 “올 1월 공개한 투자협약서 주요 내용에 실 투자비 10% 지원 예정이라고 단 한 줄 나와있다. 광주시가 보조금 지원 등 주요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작법인은 공장등록 후 2년 내 인센티브를 신청할 수 있으며, 광주시는 집행 전 시의회 동의를 얻어야하는 만큼 향후 집행부와 의회간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보조금 지급 계획 관련 의회 보고와 관련해 좀더 들여다보면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광주시가 의원실을 돌며 보조금 지급계획을 설명하고, 관련 내용을 종이에 서명받았다는 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자 광주시가 의회 보고를 사실상의 의회 동의 절차로 간주하고 산업은행 등 주요 투자자 투자 촉진에 이용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앞서 산업은행 측의 ‘1·2대 주주 배당금 축소’ 요구와 더불어 투자 인센티브 지원 확약 성격의 시의회 보고를 두고, 산업은행 등 주요 투자자들이 사업 성공에 대한 판단이 서질 않아 투자금 입금에 앞서 거듭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광주시도 굳이 부인하지는 않는 모양새다. 광주시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경우 자기자본금 총액의 90% 이상이 입금되면 투자금을 입금하기로 돼 있다.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이번 사업이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특혜성 투자 인센티브 지급이라는 성격 규정과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기업 투자액 규모가 광주와는 다르지만, 구미형일자리의 경우 6만㎡를 30년간 무상 임대하고, 수백억원의 보조금을 별도 지원한다”며 “광역단체별로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현실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3명으로 구성될 합작법인 이사회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지 않는다는 점, 대기업과 임금 격차를 메울 사회적 복지의 구체적 내용이 거론조차 되지 않는 점 등을 두고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장연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부위원장(정의당·비례)은 “광주형일자리 자동차공장 사업은 노사민정 대타협의 산물이지만, 회사 설립 전부터 사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며 “노사상생 경영이 이뤄지도록 노동이사제가 도입돼야 한다. 일반 기업처럼 주주들의 이익만 대변하는 경영활동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