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떠나는 세계 풍물 기행’

정열적인 스페인의 투우사, 눈이 부신 그리스의 산토리니, 해탈의 세계 인도, 남미의 초원까지.

화가 고(故) 이강하는 새롭게 만난 세상을 모두 화폭에 담았다. 해외여행이 흔치 않던 1988년 외국행 첫 비행기를 탄 이후 그는 숱한 나라를 탐방하고, 그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

광주시 남구 이강하미술관이 이 화백의 흥미로운 여정을 담은 ‘이강하, 삶의 여행자’전을 6일부터 10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 화백은 초창기 일본과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고 만리장성 등 그곳에서 만난 풍광과 풍물들을 광주일보 등 지역 일간지에 그림과 여행기로 연재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는 여행지가 유럽과 지중해, 남미로까지 확장됐고 여기서 만난 ‘모든 것’ 역시 그림과 글에 담아 신문 독자들에게 간접경험을 제공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에 전시되는 25점의 작품은 정열의 나라 스페인과 남미, 인도의 이국적인 풍광을 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해외여행 스케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각국의 다양한 풍습과 문화의 특징까지도 함축적으로 담아낸 게 특징이다.

단순히 풍광을 그리기 보다는 캔버스 안 화면에 다양한 이미지들을 조합해 재구성한 방식을 차용, 각 민족 풍물의 주제를 부각시키며 시각적 긴장감과 함께 대상의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런 여행은 작가에게 광주적·남도적 시각과 세계관을 확대시키고 객관화시키면서 우리 민족의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선 큐레이터는 “8월 휴가와 여행의 계절인 만큼 이강하 화백의 다양한 해외 풍물 작품들을 통해 ‘미술관바캉스’를 하는 마음으로 관람을 하면 좋겠다”며 “이강하만의 시각과 독자적인 색감의 조화는 다른 공간에서의 타인과 나를 다시금 조망 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을 선물한다” 고 전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정금희 전남대 교수 등과 함께 이강하 화백의 삶과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기획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14일 오후 3시에는 미술관에서 제 1회 이강하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脈맥, 이강하 삶과 작품세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전남대학교 예술연구소와 공동 주관한다. 양초롱·오병희·조인호씨가 발제를 하고 김희랑·김영순씨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문의 062-674-8515.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