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 분위기가 일본제품 불매에다가 일본여행을 가지도 말자는 운동이 한창인데요. 일본과 관련된 창업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까요?”

며칠 전에 만난 예비창업자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했다. 대법원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징용배상판결과 관련해 일본의 저열한 정치보복성 수출규제에 나 역시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분기탱천해 열심히 일본제품의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던 터였기에 느낀 당혹감이었다.

아마도 외식업이든, 판매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일본 관련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려던 예비창업자들에게는 현재의 엄중한 반일상황이 과연 창업을 예정대로 추진해도 되는지 아니면 한동안 관망해야 되는지 아니면 창업아이템 자체를 일본과 무관한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해야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길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예비창업자라면 최소 6개월 또는 1년 이상의 관망을 한 이후에 다시 고민해보길 바라고 시급히 창업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창업아이템의 대체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참여율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단순히 일본제품 불매운동이나 일본에 여행 안가기 운동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일본문화 전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자리해 일본 관련 창업아이템들 역시 외면과 배척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문화가 배척을 당하는데 왜 일본 관련 창업아이템들이 배척을 받을 가능성이 높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해주고 싶다. 창업은 경제라는 무늬의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문화라는 내용물이기 때문이라고…….

일본은 이미 반한과 혐한의 정서가 일부 극우세력과 보수 언론 및 방송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지 좀 됐지만 그 동안 우리나라 국민정서는 반일이라기 보다는 얕은 수준의 정서적 반감 정도에서 멈춰있었고 그 조차도 실생활에서 반일에 대한 행동적 표현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기해왜란이라 불리는 아베의 대한민국 주권과 경제에 대한 침략적 결정으로 인해서 우리나라의 국민정서가 반일을 넘어서 일부분은 혐일의 감정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관련 창업아이템으로의 창업은 빠른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을 선택한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고 기우일까?

물론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단순히 일본 관련 창업아이템일 뿐 일본으로 돈이 흘러들어가지 않는 창업해 운영 중인 자영업자들의 선의의 피해가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일본과 무관하다고 해명을 해도 전반적인 국민정서가 높은 수준의 반일이나 혐일로 굳어져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면 결국 매출의 타격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으로 받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사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일본의 한국 제품이나 문화를 기피하는 반한 감정과 그로 인한 우리의 불쾌한 자존감을 도외시 한 채 너무 무분별하게 일본문화를 창업이라는 형태로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게 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들도 나온다. 이번 기회에 예비창업자들도 더 이상 돈이 된다면 일본 관련 창업도 하고 보자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만의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창업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정부는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전개될 것을 감안해 피해가 예상되는 일본 관련 업종의 매장이나 사업장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업종변경 희망시 업종변경에 필요한 자금지원이나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미리 정책적인 고민을 통해 준비를 해두면 어떨까 싶다.

<한국지역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