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근성 제대로 발휘하고 돌아온 ‘올스타’ 하준영이다.

KIA 타이거즈의 좌완 하준영은 지난 21일 창원 NC파크에서 평생 소원 중 하나를 이뤘다. 그가 이룬 소원은 바로 ‘올스타전 출전’.

소원성취만 한 게 아니다. 생애 첫 올스타전을 앞두고 “전력으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던 하준영은 ‘4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올스타전 최고 기록을 세우고, 우수투수상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까지 챙겼다.

하준영은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올라갈 때 7-2에서 1·3루였는데 여기서 내가 못 막으면 경기가 끝날 것 같았다”며 “경기 망치기 싫으니까 이번 회만 막자는 생각으로 전력으로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상금으로 맛있는 것 사 먹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투수들이 다 열심히 던졌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상대 선발이었던 SK) 김광현 선배님이 스타트를 끊었다”며 “올라오자마자 140㎞ 후반을 던지니까 다른 투수들도 전력으로 하자는 분위기였고, 나도 그걸 이어받았다”고 웃었다.

첫 올스타전 무대는 신기하고도 즐거운 무대였다.

하준영은 “경기를 하는데 페르난데스에 이어 최정, 로맥 이런 타자들이 나와서 신기했다.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선수가 누구인지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전력으로 했다”며 “첫 올스타전이라 처음에는 어색하기는 했는데 계속 같이 하다보니까 분위기도 좋고 팬들도 응원 열심히 해주셔서 좋았다”고 첫 올스타 무대를 돌아봤다.

사실 올스타전을 치르지 못할까 봐 노심초사 부지런히 날씨 예보를 찾아보기도 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예정됐던 20일이 아닌 21일 어렵게 진행이 됐다.

하준영은 “(경기가 취소될까 봐) 걱정 많이 했어요. 일요일에도 비가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비가 안 왔다. 일기예보 열심히 봤다”고 말했다.

올스타전으로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한 하준영은 기세를 이어 후반기에도 좋은 활약을 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22일 바로 선수단에 합류해 후반기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준영은 올 시즌 초반 KIA의 ‘샛별’로 주목을 받으면서 필승조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전반기 중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등 부침의 시간을 보냈다.

하준영은 “전반기 막판에 안 좋았던 게 사실이다. 당연히 내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공이 몰렸던 것 같다. 확실히 힘이 떨어지면서 좋지 못했다”며 “내가 더 잘해서 믿음을 얻고 더 많은 활약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번 올스타전 때 잘 던졌으니까 좋은 기 받아서 후반기 때도 잘하면 좋겠다. 좋은 결과 내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