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의 박진섭 감독이 ‘겨울 양복’을 벗고 새 출발선에 선다.

광주가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2019 K리그2 2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7, 대패를 당했다. 개막 20경기 만에 기록된 광주의 시즌 첫 패배다.

이 패배로 19경기 연속 이어져 오던 광주의 무패행진이 중단됐고, 박진섭 감독은 개막전부터 착용한 ‘승리의 상징’인 스웨터와 두꺼운 겨울 양복을 벗게 됐다.

앞서 19경기에서 8실점에 그쳤던 광주의 수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전반 2분 만에 펠리페가 안양 수비수 유종현과 감정싸움을 하다가 뒷머리 부위를 때리며 레드카드를 받았다. 비디오 판독 결과 옐로카드로 경감이 됐지만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그리고 전반 11분 안양 팔라시오스의 측면 크로스를 받은 김상원이 오른발로 광주의 골대를 뚫었다. 광주는 전반 17분에는 이정빈의 오른발을 막지 못하면서 0-2로 끌려갔다.

전반 32분 광주 두현석이 추격에 시동을 거는 것 같았다.

여봉훈이 오른쪽에서 길게 띄워준 공을 잡은 두현석이 머리로 공을 넣으면서 1-2를 만들었다. 하지만 광주는 전반 35분 구본상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1-3으로 전반전을 끝냈다.

후반에도 광주는 안양의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27분 나온 조규성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팔라시오스(후반 36분), 알렉스(후반 41분)가 연달아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후반 43분 팔라시오스가 다시 한번 골을 기록하면서 안양의 5연승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첫 패배를 기록한 광주는 부산아이파크의 무승부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천FC를 상대한 부산은 2-1로 앞서 후반 47분 수비수 김명준의 자책골로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이와 함께 1위 광주(13승 6무 1패·승점 45)와 2위 부산아이파크(11승 6무 3패·승점 39점)와의 승점은 6점 차가 됐다.

시즌 처음 패장이 된 박진섭 감독은 “초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페이스를 놓친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된 것 같다. 제때 대응을 못했다. 감독으로서 부족했다”며 “19경기 동안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와 수비를 펼쳤는데 아쉽다. 언젠가는 위기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오늘 경기를 단순한 패배로 치부하기보다는 문제점을 보여 준 경기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문제점은 고치면 된다. 승격을 위해 다음 경기 더욱 보완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아쉽지만 19경기 무패 신기록과 팀 최다 6연승에 만족하게 됐다. 더 나아갔으면 좋았겠지만, 시원하게 (겨울 양복)을 벗은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