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21일 오전 11시56분20초(한국시간), 아폴로 11호 달착륙선 이글(독수리)호가 달 표면에 내려앉았다. 지구를 출발한 지 102시간45분42초 만이었다. 착륙선에는 선장 닐 암스트롱과 조종사 에드윈 올드린 두 우주인이 탑승하고 있었다. 착륙선이 모선에서 분리돼 하강하자 닐 암스트롱의 맥박이 평상시 분당 70~75 수준에서 110으로 뛰어올랐다. 착륙 당시 그의 맥박은 156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착륙선 해치를 연 후 아홉 계단의 사다리를 딛고 마침내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딛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당시 신문을 들춰 보면 어린이들이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달나라에 토끼가 있다는데 우주인들이 무서워 도망가 버렸나요?” 라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동아일보 1969년 7월 21일자)

인간이 달에 첫발을 디딘 지 50년이 됐다. 아마도 지구 주위를 도는 달이 없었다면 인류의 과학과 문명은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달이 있음으로 해서 시와 소설 등 문학 작품이 쏟아졌고, 매일 위상(位相)을 달리하고 일식과 월식 현상으로 천문학도 한층 발달했을 것이다. 프랑스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영화 ‘불을 찾아서’(Quest For Fire, 1981년 작)는 남녀 주인공이 달을 가만히 바라보며 끝을 맺는다. 영화 속 석기시대나 지금이나 인류가 달에 대해 갖는 호기심은 여전하다.

비록 우리는 달에 가 볼 수 없지만 자녀들과 함께 곡성, 장흥, 순천 등지의 시민천문대를 찾아 천체망원경으로 달 크레이터(분화구)를 보며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 지금도 인류의 달 착륙이 가짜라고 하는 음모론을 믿는 이들이 있다. 달 표면에 다시 인간이 발을 딛는 장쾌한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

*추신: 제헌절인 오는 17일 새벽에 달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월식이 진행된다. 오전 5시 1분에 가려지기 시작해 오전 6시30분에 최대식(66%)에 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전 5시30분에 달이 서쪽 지평선 아래로 들어가기 때문에 관측은 어렵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