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놓고 고심이 깊어가는 분위기다. 총선에 나갈 장관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온 데다 외교·안보라인 교체설까지 불거지고 있지만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읽힌다. 당장,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달 안에 개각이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14일 여권 핵심 관계자는 “오는 9월 정기국회나 국정감사 일정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하지만 적당한 후임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내 개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 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는 민심의 눈높이가 올라갔고 야권의 공세는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또 지난 3·8 개각 당시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는 점에서 여권의 인사 검증도 강화, 인물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회전문 인사가 아닌 탕평인사를 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주문하자,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런데 뜻밖에도 (인사) 청문회에 임하기 싫다며 사양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답변, 인물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안보라인 교체설이 부상하고 있지만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쉽지 않은 문제다. 최근 군의 기강해이 사태가 계속되자, 자유한국당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제출을 추진키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여권에서는 정 장관에 대한 엄호 태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강경화 외무부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 교체 여부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안보 정세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다른 부처의 개각과 굳이 시기를 맞출 필요는 없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권 내에서 나온다.

이에 반해. 청와대는 비서진 개편 작업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최근에는 참모진들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내부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에 나가려는 참모진들의 경우, 정기국회가 시작하기 전인 다음 달 내에는 청와대를 떠나리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와대 내에서는 정태호 일자리수석·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출마 예상자로 꼽힌다.비서관 중에서도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과 복기왕 정무·김영배 민정·김우영 자치발전·민형배 사회정책 비서관 등의 출마가 점쳐진다.

여권 관계자는 “개각의 성패는 문재인 정부 하반기 국정 운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청와대에서 상당히 고심할 것”이라며 “문제는 시기보다, 민심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