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2018년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는 프랜차이즈 본사 4631개, 브랜드 5741개, 가맹점 24만8000개, 본사와 가맹점 전체 연간매출이 120조원대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공화국에 살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계가 성장할수록 브랜드들의 경쟁도 치열하고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그늘도 가지고 있다. 경쟁이야 자본주의 사회에서 업종을 떠나 일상적인 일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문제는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분쟁이 증가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본사는 본사대로, 가맹점은 가맹점대로 서로의 입장차에서 오는 불편함이 존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쌍방이 서로 타협하거나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서로 잘 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가맹계약을 체결했으니 웬만하면 분쟁이슈에 대해서 서로 타협이나 양보를 하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면 쉽지가 않다. 왜 타협이나 양보가 어려운지에 대해서 본사와 가맹점 입장에서 각각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본사 입장에서 보면 특정 가맹점 하나에 계약서와 다른 양보나 타협을 하게 되면 다른 가맹점도 비슷한 수준의 양보나 타협을 원하게 되는 도미노 현상이 가장 두려운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맹점 관리의 형평성이 무너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타협과 양보는 본사에게 곧장 전방위적인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지는 사안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본사의 타협과 양보에 한계를 느끼게 한다.

다음은 가맹점 입장에서 타협과 양보를 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도 살펴보자. 대개의 경우 본사의 가맹점 관리 부실과 납품제품에 대한 지나친 폭리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지만 실체에 접근해보면 가맹점이 매출이 안좋거나 수익성이 너무 낮은 경우에 주로 본사에 대한 불만이 쌓여간다고 보면 거의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사의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지원과 납품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및 여신의 연장 등을 강하게 요청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매출과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운영비 부족과 적지 않은 금전적인 손실을 입게 되고 결국은 가맹점을 폐업해야 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을까 두렵기 때문에 본사에 타협과 양보를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각자의 전혀 다른 이유들로 인해서 생긴 극명한 입장차인지라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 더 본질적인 핵심에 접근해보면 각자의 전혀 다른 이유들이 아니라 분쟁원인은 하나로 압축된다. 그건 바로 매출이다. 가맹점들의 매출이 높으면 본사는 구매파워가 생겨서 제품을 조금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해 공급할 수 있고 가맹점관리 인원도 충분히 배정할 수 있다.

가맹점은 매출이 높으면 수익도 상승해 가맹점주의 가맹만족도가 높기에 다소 높은 가격대의 제품공급이나 다소 서운한 가맹점 관리도 살짝 눈감아주고 본사와 분쟁할 생각을 크게 하지 않는다.

결국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의 최종 원인은 가맹점의 매출임을 직시하고 본사는 가맹점이 만족할만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아이템 경쟁력과 마케팅 능력, 지속적인 운영지원 능력을 갖추는데 집중해야 한다.

가맹점은 점주와 직원의 역량강화와 고객서비스 품질강화 및 지속적인 자체 홍보마케팅을 통한 매출향상에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선제적이고 이상적인 본사와 가맹점의 분쟁 방지 전략이 아닐까 싶다. <한국지역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