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식업계는 삼중고에 시달린다. 고객과 매출은 감소하고 경쟁점포는 늘어나고 인건비와 임대료도 상승해 운영의 어려움에 시달리는 외식업계의 불안정한 상황은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일단 큰 성공 보다는 생존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서바이벌 게임 같은 이런 치열한 경쟁상황과 장기불황의 여파로 인해 주머니가 얇아진 고객들의 저녁문화가 바뀌고 거기에 주말여행이나 여가활동을 통해 소비가 분산되는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외식업계 전체의 저녁매출이나 주말매출이 급감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외식업계의 매출경쟁 전선이 점심 시간대와 저녁 시간대로 분산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저녁매출의 급감으로 인해 점심 시간대로 더 많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후 5시쯤 문을 열어 저녁 장사를 준비하던 저녁메뉴형 외식업소들 매출과 고객회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상황이 길어지자 결국 점심시간에도 매출을 끌어올려야 생존가능성이 올라가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점심시장이 홀 판매와 주문배달로 양분돼 있기에 배달어플과 배달대행 사업의 발달은 이미 홀 판매와 배달판매 시스템을 확보하고 병행해온 기존 식당형 업소들 보다는 저녁메뉴형 외식업소들에게 그나마 조금은 더 수월하게 점심 매출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셈이다.

그 결과 고객들 입장에서 보면 점심메뉴의 선택 다양성이 향상된 장점이 생겼지만 외식업소 입장에서는 차별화된 점심메뉴의 개발과 홍보마케팅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점심고객들의 특성상 같은 메뉴를 반복적으로 날마다 먹기 보다는 메뉴를 바꿔가며 먹으려는 니즈(needs)가 더 강하게 작용하기에 단순히 주변 외식업소들의 점심메뉴를 따라하는 수준으로는 경쟁을 하는 것 보다는 아예 해당 상권에 없는 차별화된 메뉴로 점심메뉴를 구성하는 방식이 가장 좋지만 그럴 수 없다면 기존 메뉴를 재해석해 조리방식이나 상차림이나 구성 자체를 차별화시켜서 최소한의 경쟁력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것이 이상적인 점심메뉴 개발과 선택 방식이 아닐까 싶다.

점심 시간대 경쟁이 이처럼 치열하다보니 단일 메뉴 중심의 전문점들은 메뉴를 추가해 고객들의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는 추세고 다메뉴 식당형 외식업소들은 계절메뉴와 신규 메뉴의 추가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야간 메뉴형 외식업소들은 기존 메뉴를 식사형 점심메뉴로 변화시키고 거기에 대중적이되 메뉴 이질감이 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규 메뉴를 런칭하는 방식으로 해당 외식업소의 메뉴 아이덴티티(Identity)는 유지하는 선에서 점심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홀 중심의 저녁 메뉴형 외식업소들까지 점심시장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배달어플 시장과 배달대행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외식업소들의 메뉴와 고객 경계구간도 갈수록 사라지는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장기 불황이라는 악재를 털 수 있는 호재가 과연 언제 나올까 라는 희망이나 고민을 접고 이런 힘든 상황이 비단 외식업계만의 문제도 아니기에 현재의 경기상황 자체가 불황이라는 생각 보다는 일반적인 시장상황으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춰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다양한 생존전략들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한국지역산업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