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공공기관 조직진단 및 통합 매뉴얼 제작’을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오는 28일 착수보고회를 연다.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 일부가 채용·정원관리 등 인사분야는 물론 재정운영까지 부실·방만하게 운영돼 공공기관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광주혁신추진위(시장직속기구)의 지난 1월 권고의 후속조치다.

광주시가 용역을 발주하면서 통폐합 대상 공공기관 명단 제시를 요구한데다 산하기관 부실·방만 운영 사례가 잇따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섭 시장 결심 여부에 따라 내년 초 ‘공공기관 대수술’이라는 칼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광주시는 28일 오후 4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공공기관 조직진단 및 통합 매뉴얼 제작’을 위한 용역 착수보고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광주시 산하에는 공사·공단 4곳, 출연기관 18곳, 사단법인 등 기타 공공기관 7곳 등 모두 29개의 공공기관이 있다.

용역업체로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선정됐으며, 업체는 광주시 산하 29개 공공기관을 진단한 뒤 소위 ‘혁신방안’을 수립해 연말까지 광주시에 제출한다.

업체가 제출할 혁신방안에는 ▲비리 연루 기관장 등 임직원 원아웃제 도입 위한 징계규정 ▲기관별 재정 운용 문제점과 효율화 방안 ▲기관별 정원의 적정성 및 인사시스템 개선방안 ▲기관별 임직원 보수 적정성 및 개선안이 담긴다.

특히 광주시가 과업지시서에서 기관별 업무 검토를 거쳐 ▲통폐합 대상 공공기관 제시 ▲기관 통폐합에 따른 장단점을 제시하라고 명시한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광주시는 이 같은 내용의 용역 발주에 대해 “올 초 이용섭 시장 직속기구인 광주혁신추진위원회가 내놓은 공공기관 혁신 권고안에 따른 것”이라며 “용역 결과에 일부 기관 통폐합이 제시되더라도, 이용섭 시장의 결심과 함께 관련기관 의견진술 기회 부여, 공청회 개최, 근거 조례 등 관련규정 정비 등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7일 광주혁신추진위원회는 광주시 공공기관 혁신 권고문을 마련해 이 시장에게 전달했다. 혁신위는 권고문에서 “광주시 공공기관은 시민편익을 증진하고, 공공성 및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한편 시민 눈높이에 맞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야 한다”며 “그러나 언론보도와 감사 결과 등을 통해 드러난 모습은 채용·인사비리, 성추행, 부조리한 조직운영 등으로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그러면서 ▲조직진단을 통한 기관·단체 통폐합 등 구조조정 방안 마련 ▲공공기관 임원 임기와 임직원 임금체계 조정 ▲군살빼기, 재정효율화 방안 마련 ▲퇴직 공무원 낙하산 인사 금지(퇴직공무원 공공기관 취업 금지) ▲투명하고 열린 채용 방안 마련 등을 이 시장에게 요구했다.

혁신위 권고 이후에도 광주시 출연기관인 (재)광주시경제고용진흥원(이하 진흥원)이 내부 규정을 어겨가며 직원들에게 지난 2년간 성과급 3400여만원을 줬던 사실<광주일보 2019년 6월 11일자 5면>이 지난 6월 새롭게 드러났다. 지방공기업 방만경영 지적에 따라 직원에게만 주도록 한 건강검진비를 배우자에게도 주고, 과거 감사에서 지적받았는데도 규정을 무시하고 전용차가 배정된 원장에게 관내 출장비를 수십 차례나 지급한 것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