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광산 갑·을 지역구를 중심으로 발생한 불·탈법 온라인 권리당원 모집 진상 규명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불·탈법 권리당원 등록 규모가 2개 선거구에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도 중앙당은 진상 규명에 대한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의 진상규명 외면은 정치적 ‘오만’으로 비춰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광주 민심의 저변에 상당한 역풍을 부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21~22일 1박 2일 일정으로 목포에서 전국 시·도당 사무처장 워크숍을 갖고 내년 총선과 관련된 각종 현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선 광주 광산 갑·을 지역구에서 발생한 불·탈법 온라인 권리당원 모집 문제도 언급됐다. 하지만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 지시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권리당원 모집 및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불·탈법 온라인 권리당원 모집 문제는 이미 광주시당이 보고한 바 있고 윤호중 사무총장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앙당이 적극적 진상조사에 나섰다고 하기 보다는 일단 상황을 알아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 개입 여부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해 철저한 진상규명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민주당의 미온적 태도는 일단 내부 문제를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불·탈법 권리당원 모집 관련 당원들을 소환·조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내년 총선 입지자들과의 관련 여부도 밝히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불·탈법 온라인 권리당원 등록을 주도한 인사들의 양심선언이 없다면 수사기관이 아닌 정당이 총선 입지자들과의 관련 여부 등 총체적 진실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광주시당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광산 갑·을 지역구의 온라인 권리당원 불·탈법 등록 규모가 최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이를 그냥 넘어간다면 광주 민심의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 민심의 눈높이에 맞는 진상규명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물 밑에서 주도한 총선 입지자들을 밝혀 책임을 묻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물론 불·탈법을 통해 등록된 온라인 권리당원들을 무효화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외면한다면 사실상 광주 민심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광주 민심의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